57일 차
사람들은 MBTI 검사를 할 때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기회가 닿아 세 번이나, 그것도 서로 다른 기관에서 몇 년 간격을 두고 검사를 했는데도 결과는 늘 똑같았다. 언제나 ESFJ. 변함이 없었다.
다만 나는 51%의 E와 49%의 I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듯하다. 낯선 상황이나 모임에서는 외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오래 지속되면 에너지가 서서히 소진되는 것을 느낀다. 혼자 있어도 크게 지루하거나 외롭지 않지만, 어느 순간 사람을 찾게 되고, 만나서 어울리다 보면 다시 에너지가 채워지곤 한다. 그래서 나는 외향과 내향의 경계 어디쯤, 조금은 E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 같다.
내가 내성적이라고 느끼는 순간도 있다. 정작 마음속에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남 앞에 나서는 자리에서는 쉽게 긴장되고 떨리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두려워도 눈 딱 감고 뛰어든다. 한 번은 아무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춤, 노래, 연기를 모두 해야 했던 뮤지컬 오디션에 응시한 적이 있다. 어떻게 그런 무모한 용기를 낼 수 있었는지는 지금도 미스터리다.
요즘 들어 문득 노래가 하고 싶다. 30대 이후로는 노래방에 가본 적도 없고, 성가대를 그만둔 뒤로는 10년 가까이 노래를 부른 기억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 동네 축제 플래카드에서 ‘노래자랑’ 안내를 보는데, 마음속 깊이 묻어둔 갈망이 불쑥 올라왔다. 노래를 하고 싶다. 하지만 동시에 창피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이게 내성적인 성향 때문일까. 그래도 기회가 닿는다면, 어린 시절—7살이던 해 교회 노래자랑에서 1등을 했던 그때처럼—두려움 없이 소리 높여, 온 마음을 다해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
당신이 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은 언제인지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