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100일 여정 3

66일 차

​우리 집안은 할머니 이전 세대부터 불교 집안이었다. 부모님 역시 불교 신자셨다. 그런데 나 스스로도 이유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여섯 살 무렵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하고, 여름성경학교에 참여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초등학교 시절엔 동네 친구와 함께, 우리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과일가게 근처 교회를 다녔다. 중학교 때는 친구를 따라 먼 거리의 교회까지 걸어 다니기도 했다. 당시 나는 하느님께서 나를 돌봐주신다는 막연하지만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사춘기 시절, 언니가 과도하게 종교에 집착하자 부모님은 교회 다니는 것을 심하게 반대하셨다. 어느 날, 방에 붙어 있던 예수님 사진과 성경책, 찬송가가 모두 뜯겨 언니 방 한가득 나뒹구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 모습을 보고 나까지 부모님과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아, 나는 교회를 그만두고 무교로 지냈다.

​그러던 중 직장에서 함께 일하던 선생님을 따라 우연히 성당 미사에 참석하게 되었고, 그 경험은 내 마음 깊이 새겨졌다. ‘언젠가 다시 종교를 갖는다면 성당에 다녀야겠다’는 결심을 했었다. 그리고 2013년 교통사고를 겪은 후 나는 마음먹었던 대로 2014년 6개월간의 교리수업을 받고 세례를 받고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힘든 순간마다 하느님께 먼저 어려움을 털어놓고,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가장 먼저 감사 기도를 드린다. 신앙은 누가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는 대상이 아니라, 각자의 삶 속에서 기댈 수 있는 든든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그것이 하느님이었고, 그다음은 엄마였다.

​종교를 타인에게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전도의 의무가 있다고 해도, 진정한 믿음은 오직 개인의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당신은 어려운 순간에 누구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지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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