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의 詩作

계수나무 향기에 머문 날

by 안현희 마리스텔라

가을빛 한 편
서 있는 계수나무,
노란 잎을 바람에 흩날리며
달콤한 향기로 나를 부른다

​잎사귀가 떠난 자리엔
오랜 시간을 견뎌낸 흔적이 내려앉고,
햇살 속에서 반짝이는 상처를
향기로 덮는다

​나는 알았다
이별이 슬픔만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을
사랑이 다한 자리엔
빛 하나, 향기 하나
조용히 머문다는 것을

​누군가의 마음 한편,
가을이 깃든 자리
그는 떠나고
나는 계수나무 아래 서서

​빛이 머물고, 달디단 향이 머물러
흩어지지 않기를
가을 햇살 속에
나의 사랑이
오래도록 머물러 있기를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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