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의 詩作

은행나무 아래서

by 안현희 마리스텔라

동네 터줏대감으로 자리했던
오래된 은행나무
나와 동네 친구들에게
놀이터가 되어 준 당산나무

​올라타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세상이 푸른빛
가을이면 노란 비를 뿌려
친구들과 내리는 잎을 맞으며
하늘을 향해 입을 벌려
푸른빛, 노란빛을 담는다

​겨울이면 작은 썰매장이 되어준 나무
비닐 포대를 썰매 삼아 타던 놀이터
겨울엔 눈을 모아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은행나무가 나이를 먹어가듯
나도 어른이 되어
은행나무를 찾았다

​나도 나이를 채우고
나무도 나이를 먹어
여기저기 쇠 뽈대가 세워지고
곳곳에 영양제가 꽂혀있는 너

​오래도록 그 자리에서
계절이 바뀌어도
나를 맞아주기를
나의 삶이 다하는 날까지
마음을 잡아주는 거대한 너
마음의 위안이자 버팀목이 되어주는 너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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