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희 '우주를 껴안는 기분'(돌베개)
도대체 작가들의 상상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헤카테"라는 행성이 갖는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며 7편의 멋진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 지구도 언젠가는 위기를 맞아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 다른 행성을 찾아 떠도는 순간이 올까? 헤카테가 주는 의미가 참 크다는 생각을 한다.
'여우'나 '행성어 작문 시간'을 읽다 보면 슬픔이 젖어든다. 과연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한 권의 그림책을 읽는 기분이었다. 무한히 상상하게 하고 글이 주는 느낌의 여백이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앤'은 읽고 난 뒤 먹먹함으로 한순간 멍했다. 그렇다고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빨강 머리 앤을 떠올리며, 조금은 아련하지만 밝고 경쾌할 것 같은 생각은 어김없이 빗나가고 사회현상을 빗대 심사숙고하지 않은 날림의 정책을 꼬집어보는 수많은 앤을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더 깊이 파고드는 무거움은 접고, 부디 어딘가에서 동생을 만나 잘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음 페이지로 바로 넘기지 못하고 잠시 생각에 머물렀었다.
'호감도는 0퍼센트'같은 소설이 좋다. 극적이거나, 대단한 큰 사건이 있지 않아도 호수 같은 잔잔하고 순수한, 그러면서 조금은 슬픔이 살짝 곁들여진 일상. 햇살이 가득한 오후 짧은 낮잠을 잔듯한 느낌을 준다. 그 후의 개운함으로 조금은 미소가 지어지는 그러한 이야기가 가슴에 다가온다.
'레몬 강아지, 초록 바람'은 우리 내면에 숨겨져 있는 슬픔을 구석구석 찾아내 우리 장기를 요동치게 하고, 코끝을 아프게 하며 묵직한 눈물을 뚝뚝 흘리게 한다. 집에 두고 떠나온 코코도, 할머니의 조용한 죽음도, 친구 율리도, 언니도 모두가 눈물이 되어 흐르게 한다. 그렇게 한참 울고 나면 우리 안에 담아둔 슬픔은 눈물방울방울과 함께 소멸해 후련함을 남겨준다. 슬픔을 제대로 느끼는 것이 때로는 위로가 되어 줄 때가 있다. 작가는 그러한 것을 표현하고 싶지 않았을까?
'하지의 소녀'에 나오는 무지갯빛 희망은 우리 삶에도 환하게 비치기를 기대하며 먹먹한 마음으로 책을 덮게 하는 이 한 권의 책이 소중하다.
나는 이런 청소년 소설이 좋다. 굳이 나이를 가늠하지 않고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내용들이 좋다. 순수하고 때로는 짧은 글 속에서 우리를 잠시 숨 고르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상상하게 하고, 어렸을 적 어느 한 지점에 머물러 꿈꾸게 하는 이런 소설이 좋다. 또한 작가의 상상의 세계 속에 빨려 들어가 읽는 이로부터 4차원의 세계 속에서 평면이 아닌 입체적 표현을 우리 눈으로 바라보며 눈앞에 현실 세계인지 꿈인지 모를 공간에서 수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며, 선정적인 매체에 노출되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 분위기가 그러니 흐름을 따라야 한다고 해도, 이런 책을 통해 순수한 감정을 느끼고 때로는 슬픔의 깊은 골짜기에 빠질 대로 빠져 눈물 한 바구니 쏟아내고, 때로는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고, 우리는 마음속에 예쁜 꽃 한 송이 가꿀 수 있는 텃밭을 가슴에 가꾸며 살아가는 세상이어야 한다고 느끼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현실은 비록 학업으로, 성적으로, 부모님이나 교우관계로 어려움이 있더라도 행복을 채우고 자신의 삶을 위해 멋진 미래가 있을 거라 기대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가 미래를 꿈꾸고 포근히 삶을 안으며 맞이할 수 있는 멋진 상상의 무대가 되어준다. 우리의 청소년이 맞이할 무한한 세계는 무지갯빛이기를 꿈꾸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