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윤 '파도의 아이들'(돌베개)
"호수의 찬바람에 가슴속까지 뻥 뚫렸다. 아, 시원해. 나는 전생에 바람이었을까? 바람 부는 곳이 좋다. 마음이 차분해진다.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눈을 감고 있으면, 어디든 날아갈 수 있을 듯하다. 내 옆의 해맑은 남자도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갑판에 매달려 바람을 맞으며 말했다."
-본문 중에서
누군가의 불행으로 현재의 나를 위로하고 싶지는 않다. 결코 쉽지 않은 삶의 여정을 설, 여름, 광민 세 인물들의 상상할 수 없는 북한 탈출 과정을 보면서 내 옆에 있는 가족,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것들, 손에 닿으면 노력 없이 누리는 모든 것들에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아등바등 몸부림치며 살아온 날들이 조금은 부질없음을 느끼게 되는 소설이다. 요즘 들어 새삼 행복은 거창하고 무언가를 이루고 얻어서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소소하게 내가 만들어 얻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 인물에게 닥친 현실, 탈출의 과정, 모든 것들이 우리의 삶과는 이질감이 든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청소년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여정. 이 소설은 청소년을 위한, 또는 어른을 위한으로 선을 그을 수 없는 우리 모두의 현실에 주어진 삶의 몫을 감사와 성실함으로 소중함이란 마음을 담아 살아가야 함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다. 더불어 미래의 두려움으로 오늘을 방황하고 고민하는 모두에게 지금의 고통과 힘듦은 곧 지나갈 것이라고 잘 견디고 이겨내면 우리가 꿈꾸는 모든 것을 이루어 낼 것을 상기시킨다.
그 험난한 여정을 뚫고 바다에 발을 내딛는 그 과정을 작가는 파도의 아이들로 표현했으리라. 바다가 주는 광활함과 끝없음. 그리고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 바람이 살갗에 닿아 느낄 수 있는 자유를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무한한 선물을 받고 살아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의 삶 자체가 큰 선물임을 우리 가슴에 각인시키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세상에서 언제나 가장 믿고 따라야 할 것은 너 자신이야. 네 안의 마음이다. 거기에 항상 바른 길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