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복철 Jan 13. 2019

<브라질 팔도유람>  
04.1 상파울루

미션

미션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라디오가 인기가 있던 시절, 연말연시가 되면 많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애청곡 100선 같은 것을 방송하였다.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신청을 받은 노래를 100곡을 뽑는다거나 혹은 투표를 통해서 100곡을 엄선한다는 식으로 해서 프로그램을 방송하였다.

특히 영화음악 100선도 빠지지 않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였다. 시네마 천국이라던가 사랑과 영혼의 영화음악 등이 가장 높은 순위에 있곤 했다. 그리고 빠지지 않은 음악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영화 미션의 삽입곡 “가브리엘의 오보에”란 곡이다.

그래서 시네마 천국의 주제곡이나 미션의 가브리엘의 오보에가 나오면 오히려 연말의 기분이 나곤 했다. 

영화 미션에서 이 음악은 가브리엘 신부로 분한 제레미 아이언스가 인디오를 만나기 위해서 오보에를 부는 장면에서 나온다. 그는 예수회의 신부로 인디오의 포교를 위해 브라질 오지를 떠나고, 이 곡을 연주하면서 마치 위대한 음악의 힘인 양 인디오를 불러낸다.

이 영화에서 제레미 아이언스는 가브리엘 신부 역을 맡았고 로버트 드니로는 깃발 원정대(반데이란치)의 노예 사냥꾼 멘도사 역으로 나왔다. 영화의 제목 미션은 바로 예수회의 포교를 이야기한다. 즉 무지하고 하나님의 존재를 모르는 인디오의 영혼에 하나님의 존재를 알게 하고 개종시키는 것이 예수회의 미션이었던 것이다. 

예수회는 로마 가톨릭의 소속 수도회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특공대라고 불릴 만큼 특별한 수도회였다.

그들의 임무는 주로 해외의 선교와 교육이었다. 그래서 비유럽 국가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와 남미 등지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나님의 임무, 즉 미션만큼 그들에게 어울리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마치 잘 훈련된 군인들처럼 강인한 영적 훈련과 금욕주의적인 의지, 도덕적 순결함으로 무장하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신대륙, 브라질은 그들의 위대한 영적인 이상을 실현할 순수한 장소였다.

포르투갈이 브라질의 식민지를 본격화하기 위해서 토메 지 소우자를 사우바도르로 파견했을 때 함께 했던 신부 중에는 예수회의 신부 ‘마누엘 다 노브레가’가 있었다. 그는 토메 지 소우자가 사우바도르에 안착하고 나서, 드디어 브라질이 수도라는 심장이 생기자, 노브레가는 곧바로 예수회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인디오 포교를 위해 내륙으로 떠난다. 

그는 포르투갈에서 가까운 해안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의 이상은 해안이 아닌 끝을 알 수 없는 땅, 새로움과 많은 인디오로 가득한 끝없이 펼쳐진 내륙에 있었다.

그는 내륙의 해발 700m가 넘는 피라칭인가 고원에 그들의 전진기지인 학교를 만들었다. 그때가 1554년 1월 25일이었다.

이 피라칭인가의 고원의 예수회 학교가 지금의 거대도시 상파울루의 시작이 되었다.

피라칭인가를 본부로 예수회는 계속해서 오지를 탐험하고 예수회 학교를 만들고 그것을 중심으로 인디오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이 거대한 브라질에 예수회의 특공 활약은 대단한 것이었고, 그들의 세력은 새로운 땅의 커뮤니티 개척과 함께 더욱더 커져만 갔다.

안시에타 신부와 설교로 아주 유명한 안토니우 비에이라 신부 등 역사적으로 유명한 신부의 활약은 대단했다.


<바로 이곳에서 모든 것이 시작이 되었다>

그 후 이 상파울루 지역에는 다른 방법으로 오지를 개척하는 부류가 생겨나는데 그것은 바로 반데리란치들이다.

반데이란치들이 하는 일은 (영화 미션의 로버트 드니로처럼) 주로 인디오를 잡아 노예로 파는 노예 사냥꾼인 사람도 있었고 혹은 (페르낭 지아스처럼) 보석이나 귀금속, 특히 금을 찾으러 다니는 탐험가들도 있었다.

반데이라는 깃발이란 뜻이고 반데이란치하면 깃발 사람들이란 뜻이다. 그것은 그들이 노예를 잡으러 출발하던, 새로운 귀금속을 찾으려 출발을 하던 원정을 시작할 때 깃발을 가장 앞으로 하고 깃발을 드는 것을 원정의 신호로 했다. 그리고 각 원정대의 깃발은 서로를 구별할 수 있는 그들만의 깃발을 사용했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반데이란치 즉 깃발 원정대라고 불렸다.

이 반데이란치들은 상파울루를 기반으로 브라질의 오지를 개척했다.

미나스 제라이스, 고아이아스, 마투 그로스 등을 다양한 지역으로 진출을 했다. 브라질 서부의 과이라 지역과 남서부의 이구아수 폭포 지역까지 진출했고 예수회가 운영하는 과라니 원주민 마을까지 진출해서 약탈 파괴하거나 원주민을 포획해 나갔다. 영화 미션은 바로 이 지역(이구아수 폭포 지역의 과라니 원주민 마을)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그들은 안데스 산맥 기슭에까지 다다랐고, 북쪽으로는 현재의 혼도니아주를 횡단하기도 했다. 아마존강을 탐사하고 그 강을 전진하여 벨렝에 이르기까지 했다. 브라질의 방대한 영토를 그들은 개척하고 탐사했다.

반데이란치가 그렇다고 국가나 포르투갈 왕실의 지원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어떤 반데이란치는 포르투갈 왕실의 지원을 받았고 어떤 반데이란치는 일종의 개인사업자였다. 

하지만 이런 귀금속 탐사, 원주민 포획, 영토 확장은 분명히 포르투갈 왕실의 커다란 이익을 주었다.

이런 반데이란치는 마치 용병처럼 활약할 때도 있었다. 브라질의 다양한 반란이 있을 때마다 반데이란치의 활약은 대단했다.

줌비 다 팔메이라스는 국가 수준의 거대한 해방촌의 리더였는데 이를 진압한 사람 도밍구스 조르지 벨류 역시 반데이란치였다.


원래부터 브라질에서 살던 인디오들에게 저 멀리 바다에서 배를 타고 들어오는 포르투갈인들은 위대한 주술사로 여기기도 했다. 특히 검은 옷의 성직자는 더욱 그러했다. 그것은 특별한 인간이었고 존경과 함께 두려움과 저주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래서 인디오의 땅에 성직자가 교회를 설립하는 것은 보다 쉬웠다. 

인디오들에게서 백인의 의미는 두 가지이었다. 그것은 반데이란치 같은 야만적 백인과 예수회의 신부 같은 좋은 백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당시 무자비한 분위기에 그나마 약간의 평형에 도움이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예수회의 활약은 브라질 전역으로 커져갔다. 하지만 포르투갈 왕실의 폼발 재상의 명령으로 브라질에서 쫓겨나게 된다. 

예수회의 세력이 확대되고 강해질 때마다, 점점 더 정치적으로 되어가는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눈 밖에 나와 있었다.

포르투갈 왕실은 로마 가톨릭 교회와의 마찰 없이 예수회를 폐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교황 클레멘스 14세도 아예 예수회를 로마 가톨릭에서 폐지하였다. 

예수회는 방대한 브라질 내륙으로 인디오에 대해 포교와 교육을 위해 방대한 브라질 내륙의 많은 땅을 개척했고 그럼으로써 방대한 토지와 건물,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당시 포르투갈 왕실은 과거의 영광에서 퇴락했고, 리스본의 대지진이 발생하여 재정이 심각하게 불안했다.

예수회의 방대한 토지와 재산은 포르투갈의 왕실로 넘어갔다. 

포르투갈은 이 토지들을 경매해서 대농장주, 부유한 상인에게 넘겼다. 예수회의 교회는 다른 수도회나 다른 교회로 넘어갔고 예수회의 학교는 저택이 되거나 군대의 병원으로 바뀌었다. 특히 예수회가 소장한 방대한 책들은 폐기되었다.

약간의 평형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예수회가 그토록 많이 매진했던 교육은 완전히 없어졌다. 예수회의 교육기관은 사실 식민지 브라질의 유일한 교육기관이었다.


영화 미션의 시대적인 배경은 바로 그들이 폼발 재상의 예수회를 폐지하기 바로 전의 이야기 들이다.

영화에서 인디오 어린이가 아름다운 교회음악을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인디오의 영혼이 없다면 어떻게 이런 노래가 부를 수 있겠는가 하는 가브리엘 신부의 변호가 나온다. 그들은 인디오가 과연 자신과 같은 인간의 영혼이 있는가의 문제였다.

이 영화는 인디오의 영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노예 사냥꾼 영혼의 구원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노예 사냥꾼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노예 사냥꾼이던 멘도사는 구원을 받았을까?

그리고 우리 역시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브라질 팔도유람>    03.4 리오 데 자네이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