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추천! 내 맘대로 Top 3! 싱가포르에서 맛보세요!
1980년대 강원도 춘천시 운교동 사거리에는 빵집이 있었다.
방학마다 나의 할머니는 손주들을 기다리고 계셨고 여름과 겨울을 나는 그곳에서 보냈다. 할머니 냄새. 할머니 냄새와 춘천의 냄새로 기억하는 나는 그 냄새를 좋아했다. 할머니는 우리 삼 남매를 기다렸다 꼬옥 끌어안아주신 다음 그 사거리 빵집을 데리고 가셨다. 빵 굽는 냄새는 사거리 어디에서도 맡을 수 있었다. 할머니 손을 잡고 할머니를 뒤따라 빵집에 들어가면 직사각형의 가게에 빼곡하게 진열된 빵들에 눈이 휘둥그레졌었다. 할머니는 먹고 싶은 것 다 담으라고 말씀하시면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소보로, 땅콩크림빵, 그리고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두툼한 식빵 사이에 버터크림 넣은 빵을 골랐다. 할머니는 스케치북만한 크기의 맘모스빵을 항상 사셨다. 빵을 여러 개 담은 누런 종이봉투는 금세 꽉 채워졌고 할머니랑 빵을 사서 나오는 어린 마음은 행복했었다.
그런 어린 시절 때문이었나 보다. 고등학교 학창 시절 하굣길에 친구들이 떡볶이를 먹으러 갈 때 나는 빵집으로 가서 소보로나 크림빵을 먹곤 했다.
할머니, 빵 냄새, 빵의 단 맛, 부드러움, 말랑한 식감 등이 반죽되듯 버무려져 나에게 학습되었나 보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맛있는 빵집이 있으면 주말마다 찾아가서 맛있는 빵을 맛보는 것이 하나의 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실감했었다. 우리나라는 제과제빵의 수준이 대단하다는 것을! 유명한 빵집은 유명한 빵집대로. 동네 빵집은 동네 빵집대로 맛있는 빵들이 즐비했고, 그런 동네 빵집은 또 유명한 빵집으로 거듭났다. 늦게 가면 인기 품목은 sold out! 나 같은 빵순이와 빵돌이들이 많다는 것도 실감했었다.
맛은 입으로 느낄 수 있는 맛이 있고,
눈으로 짐작할 수 있는 맛이 있고,
냄새로 알 수 있는 맛이 있고,
손 끝으로 느낄 수 있는 맛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