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내 딸 콩이(애칭)가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리코더 준비물이 있었던 날이었는데 나는 그것을 깜빡하고 챙겨주지 못했었다. 나는 출근하고 그것이 생각났고 아이가 준비물을 못 챙겨 보냈다는 미안함에 퇴근하자마자 콩이에게
“오늘 리코더 안 가지고 가서 어떻게 했어?”
라고 묻자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엄마 괜찮았어. 나 투명 리코더 불었거든. 나는 투명 리코더가 있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잘 불었어.”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셨니?”
“어 선생님이 괜찮대. 재밌대. 그래서 눈감고 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