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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현재와 만나는 삶

by 사십대 소녀

2년 전쯤, 새벽녘 기상을 시작하기 시작했을 때에

'온전한 정신'에 대해 매료되었던 적이 있다.


'온전하다' 하는 것은 그 당시 내가 내 정신상태에 대해 이름붙인 것이고

그 매력이 상당하여 그때쯤부터 술을 끊고자 했다.

술을 한잔이라도 마시면, 다음날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느낌이였고,

숙취라도 있을 때면, 일주일 이후에야 맑은 정신이 돌아왔기에

온전한 정신의 매력이 술의 매력을 이겼었던 시절.

그래서 기어코 술을 끊고자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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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때 이후부터 술을 줄이기 시작하여, 요즘에는 거의 마시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2년이 지난 지금은 그것을 잃어버렸다.

그 '온전한 정신' 이 무엇이였던가 흑흑


요즘

그것이 그리워 다시금 새볔기상을 시작하였는데,

그것을 아직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온전하다'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현 정신은 무엇인가 2% 부족하다.

그냥 정신이다.

그래서 요즘들어서는 술 한잔 마시는게 무슨 대수랴 이런 생각도 드는 것이

술 한잔 마셨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정신상태의 별 큰 차이가 없고

그러니 이런 상태에서는 술을 끊을 필요도 없는 것

새볔기상의 매력도 대낮에 졸리기만 할 뿐 이전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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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몇일전부터

명상을 다시 시작했다.


15분 동안 조용히,

현재 지금 이 순간에 집중

눈을 감으니, 들리는 소리에 집중

촉각과 앉은 자세에 따른 손과 다리, 몸을 지탱하는 허리, 엉덩이의 느낌을 지각하고

그러다 현재를 갉아먹는 미래를 향한 두려움 불안 걱정과 마주하고

아하.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에 휩싸여 있다보니

일상의 삶이 내게 주는 열정과 기대, 지금 이 순간의 행복과 사랑을 보지 못하고 있었구나

온전한 정신이란

맑은 정신이란

사물, 현실 있는 그대로의 것을 보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에서 힘과 에너지를 받는 능력인데,


퇴사한지 2년이 지난 지금,

지금껏 뭔가를 끄적거리며 열심히 살아온 것 같긴 하나

벌써 2년이 흘렀네.

실질적인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만족스럽지 않음에서 오는 내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이것들이 내 안에 잠복하기 시작하며

조급함과 성급함을 야기,

이로 인해 일상의 것들을 찬찬히 눈에 담지 못하고

온전히 생각하지 못하고

삶의 감사함에 온전히 마음 쓰지 못하고

정신이 사물, 현실을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바라보지 못하는 상태

이것이 지금의 상태 아닐까

추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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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정신의 그 시절,

류시화 작가님이 엮은 인디언 연설문집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란 책을

굉장히 감동깊게 읽었었다.


단순한 문체가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고,

그것이 동기가 되어, 나도 이런 글을 쓰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어제 읽어보니 그만큼의 감동이 없더라.

즉, 나의 정신 상태에 따라 느낌, 감흥, 깨달음, 교훈

삶의 모든 것이 달라지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으며,


다시금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깨어 있도록 노력해야 함을 느낌.

그래서 곧 다시 나의 '온전한' 정신과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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