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이들과 5키로 마라톤을 했다.
처음이라 아이들이 잘 뛸 수 있을까 했는데, 역시나 아이들 체력은 참 좋다
중간중간 힘들어하긴 했으나
꾸준히 했던 수영과 축구 덕분인지 가뿐하게 완주
우와. 너희들이 이제 뭐든지 할 수 있겠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는거야.
지금처럼 말이야.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해준 말이였는데
오늘 아침런을 하면서
그말은, 아이들 뿐 아니라, 함께 달린 우리 모두에게, 즉, 나에게 역시 해당되는 말이였다.
그럼에도 왜 난,
나 스스로에게는 그런 토닥거림을 줄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걸까.
나 스스로 변화를 자처하며 사십대 제2의 인생이라 나불거리면서도,
항상 꿈은, 앞으로의 성장과 발전은 어린아이들에게나 유효하단 생각을 은연중 하고 있었나.
애야. 내 가슴아.
너도 뭐든지 할 수 있어. 힘을 내자.
남편과 나는 같은 해에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남편은 꾸준히 직장을 다니고 있고, 나는 퇴사했다.
부푼 기대를 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리라 하며 퇴사를 했는
남편은 해가 갈수록, 월급도 오르고 승진도 하고
나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자는 하는데 제자리 걸음인 것 같아
옳은 결정을 한것이 맞나.
다시 취업을 해야 하는것이 아닌가.
마음을 다잡아도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 이 조급함을 어찌해야 할꼬.
아니다, 아니다. 수십번을 내뱉어도 다시금 되돌이표 되는 반복적인 사고패턴.
요즘 내가 이렇다.
정신차리자 차리자 다시금 화이팅 하면서도 수십번씩 다시 취업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에 또 고민.
퇴직 후 벌써 2년이 흘렀고 올해가 취업 가능한 마지막 해가 아닐까.
밖은 봄햇살에 너무도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데,
나의 마음은 지옥밭
러닝의 좋은 점은,
순간순간 깨달음이 바람과 함께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게으르면 게으를수록
부지런하게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하지 않을수록
미화되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심리가 솟구친다.
현재에 충만감이 없으니 당연히 과거로 회귀되고 싶을 수 밖에.
그러므로, 하고자 하면, 해야 한다.
생각만 하다보면 지치고, 지치다 보면 항상 제자리 걸음이다.
슬럼프다 뭐다 괜찮다 어쩌다 자꾸 머릿속에서 뒹글거리지 말고
제발 머리 밖으로 나와서 손을 움직이자.
다리를 움직이고, 해야 할 것을 하기 싫어도 하자.
하고자 하는 것을 마음속으로만 품으니 걱정과 한숨이 느는건 당연지사 아닌가.
그리고 그 무엇보다,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급함을 버리는 것.
현재, 지금 이 순간, 오늘을 그대로 흡수하며 음미하는 것.
현재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즐거움은 즐기고 기쁨은 받아들이며, 힘들면 힘든대로 받아들이며
있는 그대로를 충분히 흡수하며, 사유하며 감사해 할 수 있는 상태
만약 이것을 능력이라 부른다면
이 능력이 가장 필요하다.
글 안써지는 요즘, 참 힘겨운데
글이 잘 쓰여질 수가 없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너무 명확하다.
나 스스로가, 현실의 충만함을 즐기지 못하고 메말라 있는데
메마름 속에서 무엇이 나오겠는가.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한동안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익숙한 생각의 패턴, 과거의 삶으로 회귀하려는 탄성력은 과히 놀랍다.
괜찮다 괜찮다 아무리 되내어도,
현재의 만족함을 잃는 순간
삶은 힘들어진다.
우선,
오늘의 너무도 아름다운 하늘을 느끼며,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