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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 키우기

by 사십대 소녀

회사안에서의 회사원은 조립부품같다는 이야기는 많이들 공감할 것이다.

정말 그런 것이, 회사라는 시스템안에서 회사원은,

조립 부품처럼, 자신의 자리에 앉아 일을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임무이다.

손쉽게 그 자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렇게 하루 이틀 흘러가고 그렇게 일년 이년이 흘러가고,

그런 힘듦을 거쳐 사원에서 대리로, 대리에서 과장으로 과장에서 차장으로,

차장에서 부장으로, 부장에서 이사, 상무, 부사장, 사장

버티면 버틸 수록 안정적이게 성장하며 사회적으로 만족하게 된다.

요즘에야 가늘고 길게라고, 만년 차장으로 퇴직하는 것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있다만,

그런 사람들 역시 그 자리를 쉽게 내칠 수 없다.

Hi risk hi return 을 거부하고, 안정성과 스트레스 덜 받는 상황을 선호할 뿐

즉, 선호도가 다를 뿐, 회사에서 나가라고 압박을 가하기 전까지 엉덩이 부치고 최대한 살아남아야 한다.

그렇게 삶의 안정성을 유지한다.

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여러 시나리오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회사란 시스템이 꾸준함을 강요하고,

어쩔 수 없이 꾸준함을 따라가면, 회사는 안정성을 제공한다.

이것이 회사란 시스템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누이좋고, 매부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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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나와보니,

아무도 내게 강요하지 않으니,너무도 쉽게 꾸준함이 짓밟혀진다.

그까짓것 그냥 하면 돼지 돼지 꿀돼지 ㅎㅎ

하면 된다 생각했는데, 그건 의기 양양 좋을 때 이야기이지

조금이라도 기가 꺾이거나 힘듦이 이유없이 몰아닥칠 때 시스템은 돌아가지 않는다.

게으름 뿐 만이 아니라 그것을 등에 업은 자기 합리화, 자기 방어기제가 뻔뻔하게 꾸준함을 짓밟는다.

그리고 꾸준함은 서서히 길을 잃다가 철퍼덕

꾸준함이 사라지면, 꾸준함을 끌고 가던 나의 의지, 반짝거리는 빛은 그 뒤로 자취를 감춘다.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던 의지, 나의 목적, 그 어떤 꿈은

게으름에 서서히 빛을 잃어가고

에이 뭐 됐지. 그냥 현실에 감사하며 살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 문장 뒤로 숨어 자기 위안을 하며 현실에 안착

그저 무덤덤하게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렇다고 뭐, 행복과 기쁨 감사가 어디 뭐 없을쏘냐 싶지만, 그 안에, 그 삶 중심의 내가 사라진다.

나의 빛이 사라진다.

하하호호 웃을 수야 있지만, 나의 빛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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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어떤 시스템 아래서 발전해 왔던 것 같다.

뭐, 학교 교육도 그렇고, 회사 생활도 그렇고.

시스템 아래서, 항상 지붕 아래서 발전해 왔다.

회사에서 꾸준하게 승진도 하고, 인정도 받았고 (착각일 수도 있겠다만 어쨌든),

그러나 나의 빛은 회사에서 반짝이기 보단 밖이 낫겠다는 판단에 나왔는데

밖으로 나와보니, 지금 나이 마흔 셋

아무도 나에게 뭐라 하는 이 없고, 강요하는 이 없고

꾸준함을 끌고 나가기가 너무 힘겹다.


그래서

정신이 말을 듣지 않으면 몸이라도 통제해보자.

집 앞 스터디 카페를 등록했다.

습관이 될 때까지 우선 밖으로 나가서 버티고 오자. ㅎㅎㅎ

가자가자 가자미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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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반짝 빛나는 나의 빛을 다시 보고 싶다.


자신의 빛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며

그렇게 생활해야 충만하다.

그래야 삶의 아름다움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그렇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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