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1인 쇼핑몰 창업 준비

by 사십대 소녀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그러나 일의 진척은 느리게, 거북이 마냥 엉금엉금.


실수하지 않으려 꼼꼼히 처리하고자 하는 나의 세심한 성격도 한 몫 하는 것 같고, at the same time, 일이 확 터지고 실전에 투입되는 것이 무섭고 두려워, 어떻게든 일의 진척을 천천히 지연시키려는 그런 나의 무의식적인 마음도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직원이 나 혼자이기에 물리적으로 어쩔 수가 없다.


요즘은 인터넷이 잘 발달되어 있어 질문거리가 있으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럿 존재함에도, 그럼에도 실질적인 세부 사항들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점, 그래서 모든 Step by Step의 절차를 혼자 공부해 가며 해결해야 한다는 점.


전자로 하여금 일하는 과정 속 외로움을 느끼고, 후자로 하여금 종종 짜증 속에 파묻힌다.

일에 박차를 가하며 신나게 룰루랄라 썰매를 끌고 갈 수 있는 동업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동업은 신중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가치관과 Long-term goal 이 같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사람도 주위에 없거니와 사실 그렇게 거창하게 시작하기 싫다. 누구나 다 이렇게 하는데, 시작도 제대로 하기 전에 몸 사리는 꼴이란.

첫 단추를 끼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걸 의심없이 받아들이자.

회사원이였던 내가 요즘 분업의 힘, 다수의 효율성을 이렇게 새삼 다른 상황에서 체득중이라니.

께 노를 지으며 협동하면 폭풍우 속에서 살아남고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리더의 중요성, 분업의 중요성, 협동의 중요성.

그럼에도 여럿이 모이면 배가 산으로도 가지. ㅎㅎ


나의 배는 아직 작동을 안 하니 여전히 평화로운 바다의 표면처럼 잔잔하고 조용하다.


힘들다, 외롭다. 이런것들 모두 칭찬 받고 싶어서, 현재 퇴직자가 무직으로, 무직에서 사업가를 꿈꾸며 인정욕을 향한 나 스스로에게 찡얼대는 애교로 받아들이자.

난 요새 이렇게, 천천히 바쁜듯 안 바쁜듯 산다.


브랜드명도 짓고, 로고도 만들고, 상품에 넣을 Manual 도 만들어야 하고. 물건 하나를 팔아도 나만의 차별화를 담고 정성을 담 싶어 서두른다. 사회초년생의 초심.

이 초심은 언제 길을 잃고 현실을 깨닫게 될까 ㅎㅎ


그렇다고 모든 것을 아주 열성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멋들어지게 할 능력도 없기에 그냥 구색 정도 맞추려는 것뿐. 일러스트는 배운 적도 없고, 색을 어떻게 조합해야 예쁜 로고가 나오는지 아무런 감이 없어서 인터넷을 여기저기 찔러보며 나만의 요령으로 하고 있다.


브랜드명은 나의 가치관을 반영해 이상한 영어단어와 한국단어를 짬뽕해서 뚝딱, 로고는 그림판에서 나의 창의력을 발휘해서 쓱쓱 AI 파일은 무료체험판으로.


이렇게 글로 쓰니 정말로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같은데, 참으로 많은 과정 속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검색창에 ‘브랜드명 짓기’, ‘로고 만들기’ 검색어 넣고 찾기. 정보 읽고 취합하여 활용하기.


근데 정말 요즘 세상이 편해져서 로고 같은 건 무료 혹은 유료로 정말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간편하게 만들 수 있더라.

소싱할 물건을 확정했으니,


중국회사와 계약 체결 전, 최종 점검해야 하는데, 마진 분석 중 여러 시나리오를 돌려본다.

100개 팔릴때, 500개 팔릴때, 1,000개 팔릴 때.

1,000개 이상은 내 시나리오 분석에 들어가 있지도 않다.


실제로는 몇개나 팔리게 될까.


잠시 모니터에서 고개를 돌려 하늘을 쳐다본다.

아, 내 상품이 너무 많이 팔리면 어떻하지. 곧바로 공급은 가능하려나?


안 팔릴 걱정보다, 너무 잘 팔릴 걱정을 하며 김칫국을 들이켜고 있다니 이상한 사람의 심리다. ㅎㅎ


우선 500개 정도 사입, 집으로 배송을 시켜 집에서 한번 포장도 하고 택배 전달도 하고 해봐야겠다.

완벽성은 떨어지는데 이런저런 구색을 맞추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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