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터널로 빠지기 직전이다.
온라인 셀링에 입문한지 5개월 차.
5란 숫자를 순순히 인정하고 싶지 않아
그나마 내게 Excuse 를 준다면, 12월 남편 병원 수술에, 아이들 방학 3주,
그리고 이사정리 및 코로나 격리로 인해 2월 중순부터 아이들과 찐하게 붙어 있느랴 3주
그 기간들을 뺴고 보면 그래
대충 3개월이였다 하자.
지난 3월 매출은 100만원 그 즈음,
순수익은 대충 30 ~40만원 정도.
처음, 초보치고는 나쁘지 않은 수치일 수도 있으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힘들다.
으 휴.
사실은 세상이 이렇게 넓고 넓은데.
이렇게 넓은 세상 속
나는 기껏해야 개미 코딱지 만한 곳에서
과거 일잘하는 차장, 그래도 평균 이상이였다라는 자존심, 자만심에 휩싸여
온라인 셀링 그까짓것 하며 무시했는데
이런 고군분투 하는 지금의 내 모습이 용납이 안되는걸까.
힘겹다.
어떻게 하면 매출을 끌어 올릴 수 있을까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큰 방향성 없이
하루하루 불투명한 미래 속 일에 매달리며 고군분투하다 보니
돈을 먹기 위한 돈 놀이 같다는 생각에
이럴바에 회사 다니던 것과 무엇이 다르랴.
뭐가 이리 급한지 모르겠다.
좀 더 잘 해보려고 하니,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할일은 많고.
모든지 혼자 배우며 하려니 시간은 오래 걸리고
그러다 보니
책 읽는 시간도 아깝고, 하루 10분 명상도 아깝고
아이들과 있는 시간도 즐기지 못하고
오로지 여기에 매달려 이것저것 뚝딱뚝딱 두둘려 보는데
모든지 한번에 쉽사리 되는 것은 없고.
마음은 피폐해지고 속은 타고 스트레스 짜증
이런 삶이 회사 다녔을 때와 뭐가 다르랴.
다를 것이라 생각한 것이 착각이였다
시간적 여유, 자율성을 보장 받으면서도 훨씬 큰 돈을 벌고 싶다는 욕심으로
시작했다는 것 인정.
그렇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한 충분한 댓가가 필요한데
그 댓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도 인정.
솔직히,
지금까지 맞벌이로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고 불려왔지.
20대 초반처럼 무작정 돈을 벌어야 하는 의무감, 그만한 열정도 없고
부자가 되서 더 큰 집에 더 좋은 차를 타고 싶은 욕심도 크게 없고
사고 싶은 것도 별로, 으쓱거리고 싶은 그 어떤 것도 별로
그럼에도 돈은 벌어야 할 것 같은 그 익숙한 압박감 아래 선택.
쉬울거라 생각했던 판단미스.
그럼에도 숫자에 연연하며 하루 빨리 이 터널을 벗어나고 싶은 욕심.
요행을 바라고 있다.
회사를 그만두기 위한 Excuse 로 이일을 시작하는 합당함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또 다시 이 일을 그만두기 위한 Excuse 를 만들고 있는 건가
터널 속 짍은 어둠 안에서 또 다시 우왕자왕 하며
또 다시 수 많은 질문들과 마주한다.
피터지는 노력과 시간을 여기에 쏟아 붓기에
내면의 수 많은 Excuses 들이 나를 괴롭힌다.
이건 맞는 방향이니??
핑계인가?
아님,
귀 기울여야 하는 내 안의 작은 목소리들인가.
뭐든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피터지게 해야 하는건 맞는데
흐리먼텅해지는 눈빛과
피폐해지는 마음은 그냥 두고 볼 수가 없다.
우리는 분주히 돌아다니는 것을 멈추어야 하네.
많은 사람은 집과 극장과 광장을 돌아다니며 남의 일에 개입하고 늘 바쁜 듯한 인상을 준다네.
그 가운데 한명이 외출을 하는데 "어디 가시오? 무슨 용건으로 가시오?" 하고 자네가 묻는다면
그는 "나도 모르겠소. 그러나 만나볼 사람들이 있고 볼 일이 좀 있소" 라고 대답 할 것이네.
그들은 할일을 찾아 정처 없이 돌아다니고, 의도한 일이 아니라 닥치는 대로 아무일이나 한다네...
그리고 나서 쓸데없는 일로 지쳐 집으로 돌아오면 그들은 자신이 왜 외출했으며
어디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다음날이면 똑같은 경로를 따라 돌아다닐 것이네...
모든 노력에는 목표가 있고 목적이 있어야 하네. 이들 정신 나간 사람들을 몰아붙이는 것은
부지런함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착각이라네.
그들도 아무것도 기대하는 바가 없다면 움직이지 않을테니깐 말일세.
어떤 사물의 외관이 그들을 자극하지만,
그들의 현혹된 마음은 그것의 무가치함을 꿰뚫어보지 못하는 것이라네.
그리하여 외출함으로써 군중의 수만 늘리는 자들은 저마다 무의미하고 하찮은 이유에서
시내를 돌아다닌다네. 사실상 볼일이 전혀 없는데도 그는 해가 뜨자마자 외출하여
수많은 문을 두두리지만 허탕을 친다네....그러나 정작 그가 집에서 가장 만나보기 어려운 것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라네...
- 인생이 왜 짧은가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