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주 팔찌에 담은 아침의 기도
출근길은 나에게 생각이 가장 많아지는 시간이다. 새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이른 아침, 차창 너머로 스쳐 가는 인적 드문 거리의 풍경을 바라다 보면, 마음속에서 조용히 일렁이는 질문이 고개를 든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걸까? 그리고 무엇을 바라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
오늘도 평소처럼 손목에 차고 있던 염주 팔찌를 매만졌다. 스물여섯 개의 구슬 하나하나를 천천히 돌리며, 나직막한 목소리로 소원을 빌었다.
“행복한 마음으로 살게 해주십시오.”
그 순간, 알게 되었다. 나의 소원이 달라졌다는 것을. 예전 같았으면 어김없이 아버지의 건강, 가족의 평안, 그리고 승진을 기도했을 것이다. 지금의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은 바로 그것들이라고 믿어 왔다.
그런데 오늘 아침, 나는 평소와 조금 다르게 기도했다. 왜 나는 '행복한 마음'을 염원했을까? 어쩌면, ‘건강도, 부도, 명예도 결국은 내 마음의 그릇에 채워져야 비로소 행복에 다다를 수 있다’라는 걸 깨달아 가고 있기 때문일 것 같다.
가족이 모두 건강하고, 직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면 우리는 여전히 불행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에 반해, 아무것도 완벽하지 않더라도 만족할 줄 아는 마음, 지금, 이 순간을 여유롭게 바라보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이미 행복함에 도달한 것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의 기도는 그랬다. 삶의 조건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이 평온하길. 조금 부족하더라도 감사할 줄 알고,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중심을 지니기를.
엄지 손가락으로 구슬을 하나씩 돌리며 나 자신에게 속삭였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야. 항상 너의 곁에 있는 마음에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