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을 버린 이유

붓다의 유성출가에 관한 법륜 스님의 법문을 듣고

by 복작가

법륜 스님의 법문을 듣고 책 한 권이 떠올랐다. 마이클 이스터의 <편안함의 습격>이 그것이다.


<편안함의 습격>의 저자인 마이클 이스터는 인간이 불안하고 공허한 이유를 지나친 편안함에서 찾았다. 그래서 그는 편안함을 버려야 한다고 얘기했다. 인간 붓다 역시 왕국을 떠나 유성 출가했다. 그 선택 또한 분명히 안락함을 내려놓는 일이었다.

이 점에서 두 사람 사이에는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편안함을 버렸다는 것.


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둘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그들이 편안함을 버린 뒤 향했던 방향이 전혀 달랐다. 마이클 이스터가 선택한 불편함은 자신의 불안과 공허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다. 지극히 인간적인 고민이었고, 개인적인 회복을 향한 여정이었다.


반면 인간 붓다는 달랐다. 그는 단지 편안함을 벗어나 개인적으로 깨달음을 얻는 데 머물지 않았다. 모든 중생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직접 중생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이런 선택이 과연 인간의 생각만으로 가능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법륜 스님의 EBS 강의 제목이 ‘인간 붓다’가 아닌 ‘혁명가 붓다’로 바꿔 소개됐다는 일화가 이제는 이해가 되려고 한다.


어쩌면 편안함을 버리는 일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 이후의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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