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류 지질 공원에 가다.
타이베이에서 약 1시간 정도 택시를 타고 달렸을까 바다의 비릿한 냄새가 났다.
" 도착했어요. 여기 주차장에 주차할게요 "
택시에서 내리니 생각보다 추었다. 지금 대만이 겨울이고, 바닷가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오늘 날씨도 꽤 흐리고 바람도 불었다.
기사님은 추워하는 우리를 보고 공원 앞 자판에 깔려 있는 우비를 사서 입으라고 권유해 주셨다. 대만이 비가 많이 오는 나라라서 우비와 우산이 싸고 좋다며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에게 우비를 골라 보라 하셨다.
무슨 커미션이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비 하나의 가격이 1000원으로 싸기에 순수하게 추워하는 우릴 위해 권유해 주시는 듯했다. 우리는 하나씩 우비를 구입하고 우리는 공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기사님은 공원 입장권을 대신 구매해 주시고, 안내판을 보며 여러 가지 설명을 해 주셨다. 그리고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을 주셨다. 우리는 공원길로 들어갔다.
공원 입구는 우리나라의 공원들과 별 다를 바가 없었다.
재잘재잘 이야기를 하면서 공원 길을 걸어가니 가끔 한국어가 들리기도 했다.
조금 더 가니 시야가 탁 트인 바다와 다양한 모양의 돌들이 보였다.
버섯처럼 생긴 바위들이 여기저기 쏟아 올라와 있었고, 그중 여왕머리 바위가 재일 유명하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다 비슷비슷해 보였다.
그리고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사진 찍는 것도 쉽지 않았다. 특히 여왕머리 바위 주변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사진은 포기했다.
여기 와서 재미있던 것은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다.
여러 작고, 큰 팀들이 가이드를 따라 움직였는데 구경하는 경로가 비슷하다 보니 계속 마주치게 되었는데 한국어가 너무 자연스럽게 들렸다.
걷다 보니 다리가 피곤해졌는데 사람들이 많아 다니기도 불편하고, 소란스러워 더 피곤해졌다.
결국 우리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곳으로 밀려 밀려 바다가 맞닿는 바위 끝까지 가게 되었다.
이곳은 안내서에 나와있는 유명한 바위 같은 것은 없었지만,
바다와 바위의 경계에 서서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가라앉는 것이 좀 안정이 되고
주변의 소음들이 조금씩 작아지는 듯했다.
" 엄마 힘들고, 배고파."
딸들의 요청에 잠시의 휴식도 끝났다.
좀 더 바다를 보며 쉬고 싶었지만 배가 고프다는 딸들에게 밀크티를 사주기 위해 지금 위치에서 공원 끝에 있는 카페로 이동해야 했다.
다시 다리가 피곤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