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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을 활용한 필통 편지 1

동생과 함께 가는 학교 길

by 숲song 꽃song
초등학교 5학년 딸의 발가락에 어느 날 사마귀가 돋아났다. 치료 과정에서 딸은 큰 두려움을 느꼈고 재발에 대한 걱정이 날로 커졌다. 걱정이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어떤 말로도 쉽게 위로가 되지 못했다. 애타는 마음으로 방법을 찾아보다가 필통 편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필통을 여닫을 때마다 필통 속의 엄마 편지가 눈에 띈다면, 엄마가 곁에 있는 듯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질 거라고 생각해 본 것이다.
<옆집 엄마의 필통 편지 1>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 딸에게 몇 달 동안 매일 써 주었던 필통편지글 중에서 다양한 형식을 보여주는 30편을 골라 연재합니다. 활용하시는데 참고가 될까 싶어 원본 편지글 사진을 함께 올립니다.



<포스트잇 1>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하나밖에 없는 우리 딸 봄아!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잘 갔니?

늘 솔이와 함께 가는 학교길, 솔이와 무슨 얘기를 나누면서 가는지 궁금해!

이렇게 남매가 함께 다니는 학교길도 머지않아(너 초등학교 졸업하면) 끝나게 되니(이후로는 아마 없을 걸) 솔이와 함께 신나게 가던 일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도록 더욱 소중히 여기길 바라.

솔이가 너를 조금 귀찮고 짜증 나게 하기도 하지만, 너와 가장 많은 추억을 함께 만들어 가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란 걸 항상 기억하길 바란다.



<포스트잇 2>


먼 훗날 마주 앉아, 엄마 아빠와 더불어 어렸을 적 우리 가족의 여행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서로 맞장구치고 눈빛 마주치며 그때를 함께 그리워할 사람도 바로 솔이란다.

우리 봄이가 항상 솔이를 챙겨주고 귀찮게 하는 것도 다 받아주고 솔이 얘기를 많이 들어준다는 것, 엄마는 다 알지.

늘 고맙게 생각한단다.


오늘 하루도 많이 웃고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거라.

하루하루가 모여 너의 삶이 되는 만큼 엄마는 봄이가 날마다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아 저절로 행복한 삶을 가꾸어 나가는 지혜로운 소녀로 자라가 길 바란단다.




<포스트잇 3>


오늘 선물로 엄마가 이해인 수녀님의 '엄마와 아이'라는 시를 낭송해 줄게.

꼭 요즘 봄이 와 엄마 이야기 같다. 그렇지?



엄마와 아이

이 해인


엄마

난 엄마가

내 앞에 계셔도

엄마가 보고 싶어요


동그랗게 웃음 짓는

동그란 아이를 끌어안는

동그란

그리움 속의 엄마


그래

나도 네가 내 앞에 있어도

네가 보고 싶단다.



*원본 편지글에서 바삐 쓰느라 문맥이 안 맞거나 오탈자가 있는 부분은 살짝 수정하여 작성했습니다.




<원본 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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