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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을 활용한 필통 편지 3

읽던 책, 탁! 덮어버리기

by 숲song 꽃song
초등학교 5학년 딸의 발가락에 어느 날 사마귀가 돋아났다. 치료 과정에서 딸은 큰 두려움을 느꼈고 재발에 대한 걱정이 날로 커졌다. 걱정이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어떤 말로도 쉽게 위로가 되지 못했다. 애타는 마음으로 방법을 찾아보다가 필통 편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필통을 여닫을 때마다 필통 속의 엄마 편지가 눈에 띈다면, 엄마가 곁에 있는 듯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질 거라고 생각해 본 것이다.
<옆집 엄마의 필통 편지 1>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 딸에게 몇 달 동안 매일 써 주었던 필통편지글 중에서 다양한 형식을 보여주는 30편을 골라 연재합니다. 활용하시는데 참고가 될까 싶어 원본 편지글 사진을 함께 올립니다.


<포스트잇 1>


책꽂이에서 동시집 하나 꺼내 들고 읽다가 네 생각나서 편지를 쓴다.

시 한 편 들려줄게.

들어 봐.



걱정하지 마

손동연


엄마옆에서

동화책을 읽다가

이런 걱정이 생기지 뭐야!


거짓말하다

코가 늘어나 버리면

어쩌지?

(피노키오처럼 피노키오처럼)


나쁜 짓을 하다

손톱이 길어져 버리면

어쩌지? 어쩌지?

(마귀할멈처럼 마귀할멈처럼)


끙끙대자

엄마가 간단히

해결해 버리지 뭐야!


어쩌긴 뭘 어째?

읽던 책 탁!

덮어 버리면 되지.




<포스트잇 2>


요즘 우리 봄이를 많이 힘들게 하는 여러 가지 걱정들도 이 시에서 처럼(읽던 책을 탁 덮어버리면 되는 것처럼) 쉽게 해결될 수 있단다. 왜냐하면 네가 하고 있는 걱정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생각하다 생긴 것이기 때문에 괜한 앞날 생각을 탁 놓아버리면 금방 사라질 것이거든.(덮어!)

봄아, 언제나 현재에 충실해보도록 하자. 지금 이 자리 이 순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그러다 보면 일어나지도 않은 앞날의 걱정거리들은 순식간에 꼬리를 감춰버릴 거야.


슬기로운 우리 봄은 잘 이겨낼 거야.

봄 파이팅! 아자!




<포스트잇 3>


오늘 하루도 봄이에게 최고의 날이길 바란다


-봄이의 사랑, 엄마가-



*원본 편지글에서 바삐 쓰느라 문맥이 안 맞거나 오탈자가 있는 부분은 살짝 수정하여 작성했어요.




<원본 필통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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