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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을 활용한 필통 편지 4

와! 신나는 여름방학이다.

by 숲song 꽃song
어느 날 초등학교 5학년 딸의 발가락에 사마귀가 돋아났다. 치료 과정에서 딸은 큰 두려움을 느꼈고 재발에 대한 걱정이 날로 커졌다. 걱정이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어떤 말로도 쉽게 위로가 되지 못했다. 애타는 마음으로 방법을 찾아보다가 필통 편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필통을 여닫을 때마다 필통 속의 엄마 편지가 눈에 띈다면, 엄마가 곁에 있는 듯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질 거라고 생각해 본 것이다.

<옆집 엄마의 필통 편지 1>에서는 오래전(약 20년), 초등학교 5학년 딸에게 써 주었던 필통편지글 중에서 다양한 형식을 보여주는 30편을 골라 연재합니다. 부모와 자녀사이, 따뜻한 소통의 길 하나쯤 갖고자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거예요. 활용하시는데 참고가 될까 싶어 원본 편지글을 함께 올립니다.


【방학을 며칠 앞둔 필통 편지】


<포스트잇 1>


오늘의 시 한 편

잘 들어봐요. ★꼬마 시인님.



나도 꽃

김용택


호박꽃 넝쿨에 호박꽃이 피었답니다

담장 위에 피었습니다


구절초 꽃이 피었습니다

논두렁에 피었습니다


물봉선화 꽃이 피었습니다

작은 도랑가에 피었습니다

물 분 강가에 피었습니다


마타리 꽃이 피었습니다

산자락에 피었습니다


벼꽃이 피었습니다

논마다 피었습니다


날마다 꽃 곁을 지나다닙니다

날마다 꽃을 들여다봅니다


나도, 사람인 나도 내 몸에

꽃을 피우고 싶답니다

내가 세상에 꽃이고 싶답니다.


우리 봄이는 세상 어느 곳에, 어떤 꽃을 피워 주변을 환하게 할까?




<포스트잇 2>


: 이 세상 수많은 꽃 들 중에서


: 봄이는 제일 어여쁜 꽃, 사랑스러운 꽃




<포스트잇 3>


와, 신나는 여름 방학이다!

여름 방학이 되면 꼭 해보고 싶은 일 10가지만 적어 보겠니?

1. (서울 여행)

2. (에버랜드, 캐러비안 베이 가보기)

3. (동해안 여행)

4. (만화책 빌려 외갓집 가기)

5. (하루 종일 놀기)

6. (가족이랑 계곡에 가기)

7. (엄마랑 수영장 가기)

8. (롯데월드 가기)

9. (가족끼리 모여 가족신문 직접 만들기)

10.(우리 가족 다 두더지 놀이하기)



★아주 어릴 때 부터 동시낭송을 많이 듣고 자란 딸은 수시로 시를 끄적이곤 했어요. 그런 딸을 옆집엄마는 꼬마 시인이라고 불러주었지요.

★괄호 안은 아이가 학교에서 적어 온 내용이에요.

★원본 편지글에서 바삐 쓰느라 문맥이 안 맞거나 오탈자가 있는 부분은 살짝 수정하여 작성했어요.




<원본 필통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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