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봐 주세요

by 릿다


상가 시장통 안으로 붉게 번져 가는 노을이 내려앉는다. 그림자는 점점 길어지고, 시장의 소란도 서서히 가라앉는다.

노을빛이 짙어질수록 내 마음은 더 조급해지고, 발걸음은 빨라진다.


여기저기 고개를 내밀고 살펴보아도, 알록달록 소매 없는 웃옷은 내가 가진 돈보다 비싸다.

가게 밖 좌판에 널린 옷들은 손에 쥔 돈으로 살 수 있다. 그래서 몇 번이나 만져 보았지만, 그런 옷을 입은 엄마의 모습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내 눈길은 자꾸만 노을빛에 물든 가게 쪽으로 향한다. 알록달록 소매 없는 예쁜 옷이 걸린 그곳은, 저녁 하늘 붉은 노을빛에 물들어 더욱 눈부시게 나를 붙잡았다.

시장통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는다.


나는 가게 앞을 더 바삐 맴돈다.

그때, 알록달록 옷들이 걸린 그 가게의 주인아줌마가 푹-하고 한숨을 내쉬더니 나를 불러 세웠다.

“야야-, 이리 좀 와봐라!

니 가진 돈 얼마 있노?”


꼭 쥐고 있던 손을 서서히 펴자, 아줌마는 내 손바닥을 휙 훑어 돈을 가져갔다. 세어 보지도 않고 돈 통에 넣더니, 곧장 옷을 봉지에 담아 건네주었다.


알록달록 예쁜 이 옷을 엄마가 입을 때마다 내 생각을 할 것 같아, 가슴이 콩콩 뛰며 기분이 좋았다.

나는 깡총 깡총 토끼 걸음으로, 노을이 짙게 깔린 상가를 빠져나와 버스를 탔다.


“엄마 생일 선물!”

팔을 쭉 뻗어 카운터 위에 봉지를 올리자, 엄마는 곧장 옷을 꺼내 들었다.

“색, 참 이쁘네-! 니가 골랐나?”

의기양양해진 나는 신발을 벗어 던지고 가게 구석 방으로 쏙 들어갔다.


시장통을 헤매느라 피곤해진 눈꺼풀은 저녁도 먹기 전에 자꾸 내려앉았다. 결국 밥상 앞에서 꾸벅꾸벅 졸다 야단을 맞고는,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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