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수를 하고 머리를 곱게 빗은 뒤, 제일 아끼는 고무줄로 단정히 묶었다. 그리고 주머니에는 장군이에게 줄 막대사탕을 넣고 옆집 장군이네 방으로 향했다.
장군이네는 수돗가 모퉁이에 지어진 작은 삼각형 방에 산다. 방은 꼭 오징어 머리 같았고, 입구에 붙은 부엌은 오징어 다리가 가지런히 놓인 듯 옆으로 길게 뻗어 있었다.
방만큼 좁은 부엌 한쪽 곤로 위에서 장군이 엄마가 잡채를 볶고 있었다. 나는 꾸벅 인사를 하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장군이 돌 선물이야. 입양 갈 때 가져가.”
나는 막대사탕을 장군이 맬방바지 주머니에 넣어 주었다.
그때 장군이 누나가 밥을 우물거리며 말했다.
“장군이, 입양 갈 때 비행기 탄단다!”
누나가 쳐다보자 장군이는 좋은지 침을 흘리며 “빠-, 빠!” 소리를 질렀다.
장군이 형도 거들었다.
“좋겠제?”
나도 부러워서 '응, 좋겠다'하는 대답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장군이 엄마는 원래 동네 고등학교 다니던 언니였다. 근데 장군이를 낳고 나서 옆집 택시 기사 아저씨 삼각 방에서 살게 됐다. 그때부터 동네 사람들은 언니를 ‘장군이 엄마’라고 불렀다.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장군이가 입양 가면, 다시 장군이 엄마를 언니라고 불러야 하나?’
“장군이 입양 가도, 너네 새엄마는 계속 새엄마가?”
내가 묻자, 밥이랑 전, 고기를 양손에 들고 맛있게 먹던 장군이 형과 누나는 동시에 나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잠시 서로의 얼굴만 멀뚱히 쳐다보다가, 끝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말없이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나도 말없이 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 있는데 장군이 아빠가 와서 장군이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장군이 엄마는 음식을 만들다 부엌을 나가더니, 수돗가에 앉아 수도꼭지를 틀어 놓고 계속 손이랑 얼굴을 씻었다.
우리는 장군이 아빠를 따라 대문 밖으로 나가 장군이 아빠 택시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장군이는 텔레비전에서 봤던 비행기를 진짜로 탄다 아이가. 얼매나 좋겠노!”
장군이 형이 뿌연 먼지 바람을 일으키며 떠나는 택시 꽁무니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리 부러우면 니도 입양 가라. 멍청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장군이 누나는 작은 목소리로 장군이 형을 욕하며 집 대문만 쳐다봤다.
그날 나는 먹다 남긴 밥을 먹으러 장군이 집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