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 공주 책을 본 적 있는가?
갑작스레 어릴 적 읽었던 완두콩 공주 책이 떠올랐다. 공주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녀장이 침대에 완두콩 하나를 올리고 이불을 높이 쌓아 올린다. 그리고 공주가 잠에 드는데 그 작은 완두콩 때문에 잠을 설친다. 공주라면 아주 예민하다는 것을 이용한 일종의 테스트였다. 엄청 어릴 적에 읽었는데 요즘의 나와 겹쳐 보였다.
하는 일에 찝찝한 것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나를 믿는 마음에 금이 간다.
이럴 때 외면은 결코 정답이 아니다. 공부를 할 때 요즘 좀 재미가 없어졌다던지, 하기 싫은 마음이 들어도 계속 이 방법을 고집한다면 결국은 흥미와 자신감이 떨어진다. 요즘은 이런 찝찝한 방법을 계속하기보다는 그냥 입 밖으로 표현한다. 가장 가까이 있는 엄마에게 요즘 좀 안된다 라는 말을 시작으로 새로운 공부 방법에 대해 함께 얘기한다.
오늘도 영어 공부 관련해서 이야길 나눴다. 읽기만 하면 지루하고 잠이 오는 게 문제였다. 나는 비슷한 내용이더라도 내 말로 적어서 공부했음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오늘 그렇게 공부해 봤고 생각보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괜찮았다.
예전에는 뭐든지 곪고 곪아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을 때 표현했다.
끝까지 버티다가 잠 온다고 말해서 거의 3초 만에 잤고 심하게 아파서야 병원에 갔다. 하지만 이 습관은 좋지 않다 느꼈다. 누군가 보면 그저 성실하고 맡은 바를 꿋꿋이 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조그만 형체일 때 빨리 없앨 수도 있었던 불편함을 왜 굳이 시간을 흘려보내며 더 키우겠는가. 미련한 짓이란 걸 깨닫고는 요즘 최대한 빨리 알아채고 사소한 거라 느껴져도 표현해 본다. 매일밤 오늘 한 것들을 정리하고 짧은 감상문도 써보면서, 하고 있는 것들의 의미를 다지고 고민도 쉽게 표현하게 됐다.
어떤 방식으로 삶을 나아가야 하는가.
내가 이 활동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하루를 계획할 때마다 이러한 질문들을 던져야겠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조금 더 의미를 담아 하루를 채울 것들을 적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