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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봄 May 24. 2023

무언의 동조


하루살이는 사실 일주일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 일주일은 그것의 시간이며 죽음이라는 벼랑의 떨어짐이다. 그것들은 알려나. 벼랑으로 떨어지고 있음을.


그러는 나는 알려나.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하루의 아침이 폴짝폴짝, 토끼뜀 뛰듯 지나가며 그 밑에 존재하는 나는 이 광경을 잠시나마 떠올리게 되어 놀라움과 기대감 한 스푼, 아주 작은 것들 마저도 몇 꼬집 담아 마셨다. 이 행위의 반복, 이것은 무슨 맛이었던가.

아마도 첫 맛은 달았던 것 같다. 음미하면 할수록 떫은 맛이 나기도 했으며 나중엔 아쉬운 향이 코끝에 맴돌았다. 이 차는 순식간에 향 속으로 증발해 버렸다.


일주일, 168시간 속에 존재할 수 있는 하루살이는 167시간의 삶을 보내곤 한 시간 남짓한 자신의 끝을 생각하려나. 음식이 들어갈 입구를 막고 음식을 소화할 곳을 점점 없애는 자신의 꼴을 보면 몰라도 알게 될 것도 같다.


그러는 나는 알려나.


나의 요즘은 하루살이와 무엇이 달랐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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