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 벗은 남자들 : 새로 쓰는 남성 섹슈얼리티 8화
"결혼해야지~"라는 말에, 왜 멋쩍게 말을 흐리고 넘어갔는지, 설명하자니 복잡하고 길기만 했던 이야기를 모처럼 기회가 생겨서 써보았습니다~ 남섹탐 8화 <혼자 외롭게 죽고싶지 않아>입니다!
결혼이 사랑의 결실이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대개의 경우 결혼은 그보다 현실일 때가 많았고 동화처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는 참 흔치 않은 이야기였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그 현실에 굴복해서 살고 싶지는 않은 마음인데요. 대체 어떻게 해야 기존의 '정상'가족과 연애로 이야기되는 관계에서 벗어나 좀 더 나에게 맞는 관계와 공동체를 꾸릴 수 있을까요? 같이 고민을 나눠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글 일부와 원문 링크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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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사망자의 75%가 남성이고 그 중 60대 남성(886명)이 가장 많다.”
스스로에 대한 돌봄, 가족과의 관계 맺음, 감정 표현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네 많은 남성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다. 남성을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을 하면서 왜 남성이 성평등과 페미니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 강조하기 위해 저 숫자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섬찟하다. .... 나도 혼자 외롭게 죽고 싶지 않다.
...나는 사랑과 우정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어떤 이성을 만났을 때, 그 친구가 좋고 함께 있는 게 즐거워서 같이 자리하다 보면 어느새 하하 호호 하다가 손을 잡고 뽀뽀를 하고 한 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다. 여기까지 보면, ‘술과 밤이 있는 한 이성 간에 친구는 없다’는 구린 말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니까, 사실 난 그 친구와 뽀뽀하고 싶지 않았다.
... “우리는 살면서 동성이기에 우정으로 넘겼던 사랑이 많고, 이성이기에 사랑으로 착각한 많은 순간을 살아간다”고 하지 않는가. 여성과 너무 친한 남성은 ‘게이’거나 그에 준하는 매력이 없는 남성으로 여겨지기 일쑤였고 나는 그런 오해와 낙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여성과 거리를 두거나 아니면 연애로 숨는 비겁한 방식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여성과 깊은 우정을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잃어버렸고 연인이 되더라도 그에 따라오는 기대와 책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벅차 도망치기 일쑤였다. 좋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다른 관계를 상상할 수 있었다면 내 인간관계는 좀 더 다채롭고 폭넓지 않았을까?
... 돌이켜보면 이런 고민은 이별하지 않는 공동체를 꾸리고 싶은 마음의 발현이고 그것은 다분히 나의 결핍에서 출발했지 싶다. ... 게다가 지구에는 인간이 너무 많다. 그저 나라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취약해진 노후를 위해 재생산을 한다는 것은 어떤 점에서 비윤리적이고 지나치게 인간중심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혼자 외롭게 죽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혈연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메어 살아가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새로운 관계와 공동체를 꾸리고 싶어 이렇게 떠들어대지만 여느 가족들처럼, 혹은 과거 연애처럼 실패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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