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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봄 Sep 19. 2023

 X세대 유목민. 길을 떠나자.

끄적끄적

나는 문제아였을까?

자의식이 강한 신세대였을까?

구시대적 사고의 틀에 갇힌 꼰대였을까?


살아오면서  기준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자의식을 파괴하고 또 새로운 기준을 만들라고 강요하고 있었기에 나름대로는 힘들었지만 나를 바라보는 다른 특성을 가진 사람들도 힘들지 않았을까?


보통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슷한 생각의 틀을 통념이라 한다. 경험과 환경이 다르면 통념도 달라진다. 통상 우리는 나와 경험치가 다른 사람들 특히 나이가 많거나 적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와 생각이 다를땐 세대차이 난다고 말한다. 나는 세대차이라는 게 존재하긴 하지만 세대라는 것에 개인을 다 가두어 놓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같은 시대에 있어도 전혀 다른 경험과 생각을 갖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대를 굳이 구분해서 특징짓는다면 나는 인류 최초의 제너레이션 X세대다.   찬란한 X세대!!

뉴스에서 이런 기사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요즘 X세대로 불리는 젊은이들이 장안의 화제입니다. 기성 세대믜 가치에 반발하고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내고 자유분방하고 자기표현이 자유롭고 어쩌고저쩌고.... 꼭 크롭티와 통 넓은 힙합바지를 입고 태닝하고 무스로 머리카락에 잔뜩 힘을 준 여학생이 인터뷰 대상이다. 그렇다 우리도 뉴스를 휩쓸던 시대가 있었던 신인류였다. 신인류! 이상과 자기실현을 더 중요시 여기며 자유롭게 자기표현을 하는 신기한 젊은이들... 그 신인류의 탄생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이들은 따로 있었다.


먹고사는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며 석탄 캐러 가고 시체 닦으러 가고 전쟁터로 나갔던 조부모 세대의 노력 덕분에 자식들은 너도나도 공부라는 걸 하게 되었고 공부 잘해서 좋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으로 연결되는 탄탄대로에 올라서기 위해 공부만이 살길이 다를 외치며 고액과외와 합숙을 마다치 않았던 부모세대와 한국은 재산이 사람밖에 없다며 인력 수출에 노력한 덕에 해외 유학파와 해외취업자가 늘어나고 선진국의 시스템을 받아들여서 진짜 선진국이 되고자 애썼던 삼촌이모세대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나는  운 좋게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났다. 신인류 축에 끼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어릴 때부터 문명의 이로움을 잔뜩 맛보았고 사회적으로 남녀차별, 남존여비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시대였지만 감사하게도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그런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혀 느껴보지 못하고 자라났으며, 어쩌다 도시의 빈민으로 살아온 시간이 있었지만 그건 약간의 불편함이었을 뿐 나를 지배하여 밑바닥으로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X세대는 나의 정의에서는 유목민이다.

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대륙의 절대 강자

떤 변화도 유연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음악과 시. 하늘과 바람, 호수를 사랑하고 순리에 따라 살아가며 내 가축을 위해 남의 땅을 침범하지 않고  조화롭게 더불어 사는 것을 중요히 여기는 유목민 풀을 따라 이동하며 사는 삶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언제나 좋은 풀이 있으면 터전을 옮길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다.


X세대가 그런 유목민을 닮았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체되는 것을 참지 못한다. 우리나라 발전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오는 동안 온몸으로 체득하고 발전시켜 오는 동안 자연스레 형성된 습성이 아닐까? 몽당연필에서 샤프 볼펜을 거쳐 스마트 펜까지, 안테나를 잡고 주파수 맞추던 흑백티브이에서 OTT까지, 혼자 들기도 무거웠던 뚱뚱 컴퓨터에서 태블릿까지, 작은 수첩만 한 플로피디스크에서 웹저장소까지, 천리안에서 인스타그램까지 그 모든 세상의 새로움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발전시켜 왔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습득하고 전파하기에  바쁜 나머지 안타깝게도 신 개발자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는 평을 듣는다. 우리 이전 세대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루었고 우리 이후 세대는 고도화와 선진화를 이루었다고 한다. 우리 X세대는 딱히 내세울만한 공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공적 줄 세우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그 치열한 세대들의 중간에서 유연하게 변화를 받아들이고 수용하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제는 그 수용과 이해의 힘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심장으로 새로운 세상의 중심에 서야 할 가 되었다.

드넓은 평원의 푸른 풀들을 찾기 위해 계절을 지나 산을 넘고 계곡을 가르는 유목민처럼 두려움 없이 길을 떠나자. 풀이 적으면 적게 먹이고 많으면 많이 먹이고 그렇게 풀 따라 움직이는 유목민이 되어 새로운 풀을 찾아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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