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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봄 Oct 18. 2023

축제 속에서 잃어버렸던 나를 발견하다.

빛섬축제, 빛으로 물든 서래섬의 밤

빛섬축제 한강 서래섬

10월의 서울은 온통 축제로 가득하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쳐나서 어디로 가서 무엇을 집중해서 볼까 행복한 고민에 휩싸인다.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기인한 통제된 생활의 늪에서 3년 만에 제대로 빠져나온 것 같다. 그런 답답한 일상이 우리에게  있었느냐는 듯이 거리 곳곳에는 사람들이 많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다.


올봄부터 하나둘 축제가 펼쳐지더니 9월 말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완전히 축제 분위기이다. 세계음식영화제, 정동야행, 빛섬축제, 엔틱가구축제 대학로웰컴축제까지 올해는 유독 축제 소식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작년에도 분명히 축제가 있었는데 홍보문구를 보아도 꼭 참여해 보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인생에 발생한 어려운 숙제들을 해결하고 새로운 사람과 일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완전히 다른 세상에 빠져 한동안을 지내면서 가끔 여유로운 시간이 있을 때에도 문화생활을 하는 것이 불필요한 시간 낭비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호기심을 차단해 왔다.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의 나와 만나는 순간이라는 제목의 빛과 비누방울 퍼포먼스

호기심을 차단하고 난 후 바라보는 세상은 회색빛이었다. 궁금한 것도 없으니 발견의 기쁨도 없고 감탄의 즐거움도 사라졌다. 한발자욱 더 나아가려고 노 멈추었던 시간이었는데 지나치게 호기심을 억누르며 살았는지 마음도 육체도 활기를 잃었다. 어떤 이유에서건 스스로 선택것이라 후회는 없지만 나에게 숨쉴 시간을 허락하지 않은 나 자신이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하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편이고 경험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정해진 길 위에서 살고 있지만 생존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는 여러 가지 탐색 활동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누군가 말했다. 세상의 모든 일은 돈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과연 그럴까? 그건 아니라고 확신한다. 세상의 모든 일은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를 기준으로 해야한다. 재미가 있으면 지속하게 되고 지속하다보면 돈이 되기도 하니까 ..


지금도  새로운 것에 눈과 마음이 쏠린다. 내 눈에 신기한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말랑말랑한 감성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면 길은 늘 나에게로 활짝 열려있는 것이 아닐까?


2023년 가을 대한민국이 축제로 물들어 있는 것처럼 내 마음에도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축제를 하나씩 돌아보면서 다시 활기를 찾고 힘을 얻고 돌아온다.


축제를 돌아보는 시간들은 산책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무엇이든 즐겁게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와 설렘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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