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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봄 Nov 21. 2023

단 하나라 더 특별한 열기구 동아리

나의 취미이면 좋겠지만...

오늘은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열기구 동아리의 활동과 열기구 비행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열기구를 처음 본 건 언제였을까? 미국 탐험영화에서 분명 본 것 같기도 하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성이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열기구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티르기에 여행 프로그램에서는 열기구를 타는 코스가 필수로 포함되어 있다. 나도 그곳에 가야지만 열기구를 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생소한 비행기구이다.


나는 운 좋게도 신기한 기구에 대한 이야기를 3년째 듣고 있다. 딸이 국내에 딱 하나뿐인 대학열기구  동아리 '라퓨타'의 멤버이다. 이름도 너무 이쁘다. '라퓨타' 한국항공대학교에만 있는 아주 특별한 동아리다. 대학의 성격이 항공분야로 특화되다 보니 열기구 수업이 있고, 오래전부터 동아리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수업할 때는 라퓨타 멤버들이 진행요원으로 투입되기도 한다.


딸은 지금 열기구 파일럿(조종사)으로 활동 중이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난 자칭 준회원이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는데 3년이나 들었으니 나도 준회원쯤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이 독특하고 신기한 가슴 뛰는 취미활동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Air Ballon의 세계로 빠져들어 볼까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열기구를 날리고 탑승할 수 있는 곳은 부여이다. (수원행궁에도 체험장이 생겼다고 하지만 그곳은 진짜 체험장이고 제대로 열기구를 띄우고 날리고 할 수 있는 곳은 부여이다.) 열기구는 무동력으로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기구라서 주변에 건물이나 지장물이 있으면 안 된다. 그래서 넓은 들판에서 기구를 펼치고 뛰우고 날리고 다시 거두어들이고 해야 한다.

*최근에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열기구 체험이 방영되기도 했다.  


열기구는 무동력이다. 그야말로 열을 이용해서 풍선을 부풀리고 기체의 힘을 활용해서 기구를 하늘로 띄운 다음에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다. 풍선의 줄과 열의 세기를 조정해서 속도와 방향을 조정한다. 보기에는 엄청 이뻐 보이지만 사실 이게 펼치고 접는 과정 자체가 극한 노동의 시간이다. 

풍선펼치는 중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사람이 진짜 조그마해 보인다. 즉 이 커다란 기구를 펼치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파이어....

풍선을 넓은 대지위에 크게 펼치고 입구를 열어준 다음에 불을 붙여서 열기를 넣어주면 그 열기에 의해서 풍선이 점점 커진다. 우리가 입으로 풍선을 불 때 조금씩 커지는 것과 원리는 똑같다.

사람이 진짜 쪼그맣게 보인다.
주간비행, 야간 비행 최종 준비중

점점 풍선이 커지면서 바구니가 일어서면 더 팽팽하게 부풀리기 위해서 열을 계속 가해준다. 최대치로 팽팽해지면  두둥실 하늘 위로 떠오를 준비가 끝난다. 

기구는 무동력이기 때문에 하늘을 날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 일정한 열을 가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풍선의 크기에 따라서 가스통의 크기도 다르고 바스켓에 실을 수 있는 무게도 달라진다. 불을 댕기고 균일하게 열을 가해주는 것이 기술이기 때문에 파일럿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파일럿은 자격을 취득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데 딸은 이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 열심히 풍선을 날리러 다니고 있다.

*파일럿은 열기구 조종사이다


파일럿이 되려면 일정시간 이상 기구를 타야 하고 시험도 쳐야 한다. 자격을 취득하고 나면 체험장은 운영하는 일들도 할 수 있다. 자격증을 따서 풍선을 하나 사서 체험장을 차릴까? 했더니 펼치고 접고 흙먼지도 엄청 많이 마시고, 기상의 영향도 많이 받고 결국 가끔 즐기는 건 좋은데 직업으로 하기에는 아주 좋은 건 아니라고 절대 그러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한다.

(나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 언젠가 나도 꼭 태워달라고 야지 이런 생각?)


대학 다니면서 기적으로 부여에 풍선을 날리러 갔다. 부여까지 다녀야 하니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하고, 풍선의 무게, 가스통 무게도 만만찮으니 함께 들고 펼치고 하다 보면 살이 쏙 빠진 모습으로 돌아와서 거의 하루동안은 시체처럼 잠을 잔다.  하지만 하늘 위를 나는 그 순간, 비행기와는 달리 공기를 직접 마시면서 하늘 위를 떠다니는 그 기분은 뭐라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냥 사진으로만 봐도 너무 멋지다.


구름 위에 기구가 그림자를 만들고 있는 모습을 직접 사진을 찍고 있는 그 기분은 진짜 구름 위를 나는 기분이겠지?

2023 사가 세계 열기구 축제

최근에는 2023 SAGA 열기구 축제를 다녀와서 또 감탄사를 내뱉게 했다. 우와우와우와 너무 멋지다.

이 축제는 1980년도에 일본의 사가현에서 시작된 축제인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고 올해는 132대의 열기구와 117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일본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열기구 축제가 있다고 한다. 세상에 내가 모르는 일들이 참 많다.

https://www.sibf.jp/en/

취미...

꾸준히 즐겁게 하고 있는 것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것

그런 일이 뭐가 있을까? 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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