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되어 빛나는 너, 꿈은 이루어진다.

07화. 스물두 살 너에게

by ATHA

꿈은 이루어진다. 꿈은 진짜 이루어진다. 간절하고 목마르면 꿈은 이루어진다. 잠시 마음을 접었다가도 다시 그 길로 가게 만드는 것 그것이 목마름이고 간절함이다. 목마름과 간절함이 없는 것은 진짜 꿈이 아니다.


나는 무엇이 간절했을까? 소시지 반찬이 들어간 도시락? 욕조가 있는 집?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 웃고 있는 부모님을 보는 것? 그런 것들이 간절했던 것 같다. 그럼 나는 꿈을 이룬 것인데... 흐흐흐 꿈꾸지 않는 삶은 죽은 자의 삶과 같다고 했으니 매일 다른 꿈을 꾸고 있다. 꿈이 꼭 하나일 필요는 없잖아^^


대체로 너는 꿈이 뭐니? 그러면 미래에 직업을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하고 싶은 일, 그래서 하고 싶다고 생각한 일을 못하고 살아가면 그냥 꿈이 없는 사람이 된다. 그런 식으로 정의하면 꿈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것 같다. 그래도 꿈을 꾸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인생이라며 다들 꿈을 가지라고 한다. 나는 애시당초 어떤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소세지 반찬을 먹고 욕조가 있는 집에서 사는 꿈을 꾸었고, 그걸 이루었으니 이제부터는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해 본다.


음... 잘 읽히는 글을 써서 출간 작가가 되는 꿈??아...여기서 잠시 멈춤 버튼이 켜진다. 이건 재능이라는게 필요한 영역이 아닐까? 어떤 꿈은 노력만으로는 이루어 지지 않는 꿈들도 있다. 작가, 연예인, 화가 등등 대체로 예체능계에서 인정받는 일들이 그렇다. 타고난 재능 + 간절함 + 타이밍이 절묘한 조화를 이룰 때 그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능과 간절함, 타이밍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반짝이는 별이 된 사람이 있다. 우리 곱창집 아들, 전국노래자랑이 낳은 트롯계의 왕자! 나에게는 참하고 성실하고 책임감 강했던 행정병으로 기억될 사람. 찬원이




텔레비전 보면서 앉아 있는 건 무슨 죄악이라 생각하고 살았는데 코로나 이놈 때문에 집에만 갇혀 있다 보니 텔레비전 보는 시간이 좀 늘어났다. 사람은 참 신기한 존재이다. 습관이 무섭다. 어느새 퇴근 후 리모컨을 들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날도 애꿎은 리모컨을 아래위로 눌러대고 있는데 커다란 화면에 낯익은 얼굴이 지나간다.


어?? 뭐지? 낯이 익은데?

찬원이다! 쟤가 왜 저기 있지? 잘못 봤나?

저건 무슨 프로그램이야? 미스터 트롯?


나와 찬원이의 교집합인 몇몇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 보고 찬원이 카톡을 들어가 보니 미스터 트롯 한다고 바빠서 연락을 잘 못 받는다는 인사말이 쓰여 있다. 아... 진짜 찬원이 맞나 보네... 이런 신기한 일이.....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녔다. 우리애가 이번에 서울대 붙었어요. 하는 것 처럼 찬원이를 응원하며, 모두들 찬원이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강요(?)하면서 한동안 갑자기 트롯팬이 되었다.


예의 바르고 책임감 있고 똑똑하고 일 잘했던 행정병 찬원이는 별이 되었다. 그것도 정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예쁜 별이 되었다. 항상 두손을 곱게 모으고 살짝 낮은 태도로 생글생글 웃고 있던 까까머리 군인은 전국의 누나, 이모, 엄마, 할머니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별이 되었다.




이번 단결의 밤 사회는 찬원이가 하는 건가요? 걔가 노래도 잘하고 사회도 잘 본다는데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진짜 잘하는 거 맞아요? 제가 예체능에 강해서 눈이 좀 높은데... 흐흐흐


네. 작년에 부모님 초청행사 할 때 한번 사회 봤는데 그냥 부드럽게 잘합니다. 학교 다닐 때도 많이 해 봤다고 하니까 잘할 겁니다.


이번에 부대 분위기도 좀 바꿀 겸 포상도 많이 걸고 하는 거니까 재미있게 잘 구성해 보라고 하고 대략 계획 잡으면 오라고 하세요.


우리 부대 간부들은 일과시간 이후에 일어나는 일이라 싫어했을 것 같지만 나는 파티를 좋아한다. 우리나라에 파티문화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서 아쉽지만 소소하게나마 파티를 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돈이 없어서 유명한 사람을 외부에서 초청할 수는 없지만 팍팍한 군대에서 우리끼리 재미있게 즐길 수 있고, 잘 놀았다고 휴가까지 갈 수 있고, 평소에는 못 먹는 특별식도 준비해서 즐길 수 있으니 1석 3조라 생각한다. 그래서 훈련을 준비하는 과정만큼 정성을 기울인다.


이번 행사는 든든한 사회자가 있어서 더 재미있게 준비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군대에서 하는 그냥 그런 행사가 아니라 좀 더 재미있게 즐겁게 행사를 할 수 있을까?


1. 사회자는 군복 대신 청바지와 흰 셔츠

2. 음식은 다 밖에서 공수! 달달한 걸로! 맥주 필수!

3. 음향, 조명 준비

4. 우리의 지난 이야기 동영상 준비!

5. 푸짐한 선물과 포상휴가!!


한끗차이!

이런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너무 행복하다. 역시 일하는 것 보다 노는게 좋다. 노는 걸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어도 힘들지 않다.


찬원이의 완벽한 사회로 행사는 잘 마무리 되었다. 워낙 까불거리고 끼 많은 친구들이 많아서 오히려 그 친구는 차분하다고 느껴졌다. 음... 비교하자면 전현무 보다는 김성주쪽에 가까운 분위기라 생각했다. 그 덕분에 장기자랑 무대를 준비한 친구들은 한껏 신이 나서 놀았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찬원이의 노래 한 소절! 수줍어하며 아주 살짝만 불렀던 트롯 한 곡! 제목 기억이 안난다...



찬원이는 참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친구다. 책임감 강하고 성실하고 따뜻하고 꼼꼼해서 행정병에 참 잘 어울리는 친구였다. 세심하게 하나하나 신경을 쓰고 늘 동료들을 친절하게 대했다. 순찰돌다 방문하면 일하다가 벌떡 일어나서 생글생글 웃으면서 인사를 하고 '커피 한잔 드시겠습니까?'하고 먼저 권한다.


글씨도 멋지게 잘 쓴다. 펜글씨 교본에 나오는 것 같이 글씨를 예쁘게 잘 쓴다. 글씨체에 사람이 묻어나온다 했는데 아주 바르고 심지가 곧은 친구였다. 부대로 행정 점검이 나온다고 하면 진짜 간부처럼 나서서 점검관을 수행했다. 그냥 전역시키기 아까운 친구였다.


전역하면 뭐 할 거야?


일단 부모님 일 좀 도와드리면서 학교 졸업하고 직장 다니고 그럴 것 같습니다. 2년 후에 졸업이라서...


너 노래 부르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그건 어쩌려고?


아.. 제가 입대하기 전에 몇 번 알아보긴 했는데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너무 뛰어난 사람들도 많고, 또 제가 뭐 특별한 것 같지도 않고, 그리고 대구에서는 연예계 쪽에 접촉하기도 쉽지 않고, 서울로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부모님께도 너무 부담이 될 것 같고,,




그래서 꿈을 잊고 사는 줄 알았다.

그래도 꿈을 찾으며 살아줘서 고맙다.

그리고 꿈을 이루어 평범하지 않은 세상에서 여전히 참하게 살아주어서 고맙다.


하여.. 나도 다시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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