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 지하철이 있어? 방콕이 태국의 수도라서 엄청나게 발전되어 있다는 걸 전혀 모르고 비행기 타고 날아간 무지한 한국인 나의 반응이다.
이런 질문을 들으면 태국 사람들은 얼마나 황당할까? 하긴 서울 사람들 중에서 부산에 지하철이 단일 노선이 아니고 여러 노선이 있다고 하면 놀라기도 하니까 뭐 먼 나라의 사정을 속속들이 모르는 게 흠은 아니지만 지하철과 지상철로 구분되어서 노선도 다양하고 방콕시내 어디든 다다를 수 있다.
방콕 지하철은 역사가 깨끗하고 넓고 쾌적하다. 철도 내부에 승객이 많은데도 공기정화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지 신기하게도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았다. 한여름 찌는 듯한 더위에 습도도 높고 사람들의 체취가 날 법도 한데 정말 깨끗하고 상쾌해서 기분이 좋았다. 한국의 지하철보다 훨씬 쾌적했다. 한국에서는 지하철 역사 내부에어 저절로 코를 틀어막게 되는데 전혀 그런 행동이 필요 없었다. 지상철은 타이베이라는 큐알코드가 활성화되어 있고, 지하철은 비자카드로도 결제가 된다. 한국에서도 대전지하철에서는 코인을 넣도록 되어 있는데 태국에서도 100원 동전크기의 코인을 넣는다. 왓포 사원으로 가는 지하철 내부 장식이 화려하다. 왓포 사원은 방콕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사원으로 태국에서 가장 큰 누워있는 불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들어갈 때 격을 갖추기 위해서 민소매, 반바지, 미니스커트 등은 허용이 안되어서 미리 긴 바지를 입고 간다.(사원 앞에 코끼리 바지 파는 노점상들이 많아서 하나 사서 입어도 된다. 사원 앞이라 가격은 시장보다는 조금 더 비쌀 수 있다.)
태국의 지하철 코인 교환기
왓포 사원 지하철 내부방콕은 외부 광고를 좋아한다. 외부로 드러나는 객차, 알림판, 벽면등 눈에 잘 뜨이는 지점들은 광고포스터로 코팅되어 있고 지하철 내부에도 광고가 뒤덮여 있다. 모델들이 다들 꽃미남들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유명한 아이돌 그룹 멤버 중에 태국 사람이 많았던 같다. 아이돌에 깊이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지만 생각해 보니 그 유명한 블랙핑크 멤버 중 리사도 태국 사람이다. 화장품, 과자 광고들이 엄청나게 많다. 움직이는 광고판. 우리나라에선 버스 코팅 광고는 많이 봤는데 지상철 광고는 못 본 것 같다. 이런 광고들은 효과가 엄청 좋을 것 같다.
태국 지상철 객차에 코팅된 화장품 광고방콕의 수상버스는 경이롭다. 아주 저렴한 가격에 방콕 시내 중심가를 가로지르고 색깔별로 정차하는 곳도 달라서 골라서 탈 수 있다. 거의 관광명소들마다 정류장이 있어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도착할 수 있고 잠시나마 배를 타는 재미도 있다. 물 색깔이 아주 오수처럼 보이고 강기슭에는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는 것이 보이지만 신기하게도 악취가 나지는 않는다. 참 신기한 나라다. 한강변에만 가더라도 물냄새도 나고 악취가 나기도 하는데 전혀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고 강에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배가 계속 다니면서 쓰레기를 걷어내고 있다.
왓포 사원 앞의 선착장
강 곳곳에 선착장이 있고 배들도 자주 다닌다. 거의 10분에 한 대씩 배가 다닌다. 많은 사람들을 강 건너편이나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준다. 800원 이면 20분 정도 이동하는 거리도 탑승할 수 있다. 교통체증도 피할 수 있고, 시원한 강바람도 맞을 수 있고 옆에 지나가는 다른 배들과 인사도 할 수 있으니 재미있다. 아침에 사원으로 이동할 때와 숙소로 이동할 때 지상철을 이용하고 각 지점으로 이동할 때는 배를 이용했다. 왓포 사원에서 왓아론 사원으로 또 방콕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콘시움 그리고 아시안티크까지 모두 배를 타고 이동했다. 유명 관광지들이 선착장에 바로 근접해 있기 때문에 동선을 잘 짜고 배를 잘 이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유명한 호텔들도 강옆에 있는데 호텔에서 직접 선착장과 배를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강을 오가는 교통수단으로써의 배한국에서도 과거에는 배가 이동수단이었을 텐데 한강을 비롯해서 각 지역의 강들도 선착장으로 개발해서 배를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서울에서는 지하철-따릉이-지하철-도보 이런 식으로 출근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는데 교통수단으로써 배를 운행해 주면 그것도 이용할 사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물론 교통수단이 아닌 유람선 배들도 다닌다. 크루즈 선인데 이건 배를 타고 식사도 하고 음악도 듣고 쇼(그 유명한 트랜스젠더 쇼)도 보고 하는데 그냥 교통수단으로써의 배가 더 쓸모 있고 좋았다.
아시안티크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 선
아이콘시움에서 아시안티크로 향하는 배 안에서 바라본 풍경택시 시스템도 아주 좋다. 거리에 따라 정해진 금액만 결제된다. 기사님들도 친절하다. 색깔이 너무 이쁘다. 택시는 볼트라는 앱을 사용해서 호출하고 앱을 사용할 때 바로 결제가 되도록 결제카드를 등록해 두면 된다. 가장 좋은 것이 거리에 따라 결제가 되는 방식이고, 교통정체가 있어도 별도로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주 합리적이다. 한국에서는 도시에서 택시 탈 엄두가 나지 않는데 방콕에서는 택시 불러도 큰 부담은 없다. 그리고 택시 색깔이 너무 귀엽다. 분홍색, 노란색과 초록색이 반반인 아이도 있고, 노란색, 초록색도 있다. 꼭 장난감 차가 다니는 것 같다.
형형색색 귀여운 택시들방콕에서 툭툭이를 타는 것은 굳이 권하고 싶지는 않고 시도하지 않았다. 온갖 매연을 바로 흡입하는 격이다. 과거에 비해서 아주 이쁘게 꾸민 최신식 툭툭이도 있고, 안전성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툭툭이 운영권을 태국의 범죄 조직이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냥 무서워서 탈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툭툭이는 거리에 관계없이 돈을 받는다. 비싸다. 굳이 체험 삼아 타보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교통수단으로써는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다음 편은... 자연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