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깜깜한 새벽에 페루 리마 입성

최가네 모녀 남미 정복기

by 봄봄나
2017.2.1.수


순간이동의 발명이 시급합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일찍 먹는다
뒤엉킨 시차 탓에 간밤에 잠을 설쳤다.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엄마는 나보다 더 못주무신 것 같았다.

하지만 아침은 먹어야지요. 나는야 아침 먹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1인. 일어나자마자 모자만 눌러쓰고 식당으로 향했다.
조식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과일과 빵이 몇가지 종류로 있고 스크램블 에그에다가 입맛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와플도 있었다.



출국 시간은 오후 4시지만 일찍이 공항에 가있기로 했다. 타지에서 비행기를 놓쳐버린 사건이 어제 포함 살면서 2번이나 있어 무조건 출국장에 빨리 들어가있자라는 주의가 생겼기 때문이다.

휴스턴 공항까지는 호텔의 셔틀 서비스를 이용했다.

호텔 앞에서 10분에 한대씩 오는 셔틀을 얼마간 기다리면 공항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공항에 도착해 짐을 붙힐 때, 유나이티드 직원에게 물었다. 우리가 어제 너무 짧은 환승시간 탓에 비행기를 놓쳤는데 한국 돌아갈 때는 환승시간이 더 짧아 혹시 미리 다음 비행기로 바꿀 수 없냐고 말이다. 만약 귀국할때도 휴스턴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어제와 같은 절차를 거쳐야하고 비행기 착륙 후 대기시간까지 생각하면 우린 영락없이 또 놓칠게 눈에 훤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봄나를 믿어효
직원은 미국 네이티브가 아닌지 영어를 잘 하지 못했고 소통이 원할하지 못했다. 제대로 내 뜻을 전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은 '안된다' 였다. 다음 비행기는 맞는 스케줄이 없단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가고보자 반포기 상태로 출국장에 들어갔다. 미래의 내가 잘 해결하겠지^~^

휴스턴 공항은 NASA 기지가 있는 지역이라 그런지 관련 기념품이 많았다.
보딩이 시작되는 3시까지 시간이 많아서 면세점 구경을 했다.
역시 면세점은 한국이 짱이다.




엄마는 무척이나 들떠 계셨다. 소풍 온 소녀처럼 모든 행동과 말에서 설렘과 신남이 느껴졌다. 별 것 없는 공항이었지만 언제 미국에 또 와보겠냐며 여기 저기서 사진을 찍어 달라셨고 기념품점에서 NASA그림이 그려져 있는 냉장고 자석과 모자를 사셨다.



점심때가 되었지만 기내식까진 아직 한참이라 공항에서 대충 때우기로 했다. 버거, 피자 등 느끼함이 물씬한 미국스러운 음식들 사이에서 가장 줄이 길었던 중국음식을 골랐다. 주문 방식이 특이했는데, 기본이 요리 하나에 밥 하나, 그리고 요리 갯수에 따라 값이 추가되었다. 밥 메뉴로는 볶은 밥, 야채, 국수 중에서 고를 수 있었고 요리는 정말 다양하다. 밥과 요리를 고르면 도시락 박스에 담아 마지막에 결제하는 프로세스. 서브웨이와 같은 주문 방식이라고 보면 되겠다.



날씨 was like 천국
날씨가 너무 좋았다. 미쳤다 진짜. 덥지도 춥지도 않은 적당한 선선함에 적당한 습도에 햇살은 따스하고 구름은 이쁘고..사실 여행 통틀어 휴스턴에서의 날씨가 가장 좋았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통유리 밖 풍경


휴스턴 공항을 몇번이나 둘러 봐도 남아 돌았던 긴긴 대기시간 끝에 드디어 리마행 비행기 탑승이 시작되었다. 보딩줄에 서있는데 우리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남미계 사람인게 너무나 신기했다. 그들도 우리가 신기한 듯 흘끔흘끔 쳐다봤다.


우린 유일한 아시안이었다.



탑승객 여러분은 패사뽀르떼 준비해주십시여




지구 반대편으로 오는 것은 생각보다 더 힘들다
6시간 35분이라는 어제 있었던 18시간 비행에 비해 짧게 느껴지는 시간 후에 드디어 우리는 페루 리마에 도착했다.
거의 12시가 가까운 늦은 밤이었다. 리마는 워낙 새벽에 도착하는 비행이 많기에 이 시간에도 공항에 는 사람이 많았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후끈한 여름의 열기는 어제까지 꽁꽁 싸매고 다니던 겨울을 잊을 정도였다.

짐을 찾고 공항내 환전소에서 택시비로 쓸 솔을 소량 환전했다. 출구 바로 앞 환전소가 값을 더 잘쳐준다는 정보를 찾아 보고 갔지만 환율계산이 익숙치 않은 우린 멍청하게도 더 비싼 곳에서 더 잘바꿨네 하며 좋아라했다.

입국게이트를 나서며 호스텔에 예약해 둔 택시기사를 잘 찾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나가자마자 내 이름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분업으로 이루어지는지 공항에서 우리를 픽업하는 사람과 실제 택시기사가 달랐다. 호스텔까진 4-50분 정도가 걸렸고 가격은 60솔 정찰이다. 사실 공항 밖에서 호객하는 택시를 잡아타면 40솔에도 간다지만 우리는 한없이 낯선 이 땅에서 차라리 안전을 택했다.

모든 것이 생경한 창 밖의 풍경을 바라봐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 내가 남미라니 이거 큰일이다 실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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