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들(2)
여름날의 오후 4시 태양은 뜨겁다. 그날도 뜨거운 햇빛으로 일광욕을 하며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는 길이었다. 며칠 전 내린 비 탓에 길에서는 열기와 습도가 함께 증발하면서 체감온도를 높인다. 우야와 호야는 뜨거운 태양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원이 즐거울 뿐이다.
우리 아파트는 위급상황만 아니면 지상으로 차가 다니지 않기 때문에 하원길이 안전하고, 정원에는 볼거리가 많다. 그리고 만나는 식물들과 곤충들의 사생활에도 가끔 참견을 한다. 그러다 보니 집으로 가는 길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그때 태양을 미처 피하지 못한 지렁이 한 마리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우야, 저 지렁이도 집에 가야 하나 봐! 너무 힘들어 보이는데 화단으로 갈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줄까?”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우야가 대답한다.
“그건 지렁이가 알아서 할 일이고 우린 우리길을 가자”
“어? 어~~” 이게 무슨 소리인가?
가만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다.
그래, 그건 지렁이의 일이지... 지렁이가 흙을 찾아 움직일 일이지... 힘겹게 탈피하는 나비를 도와주면 나비가 사는 게 아니라 죽어 버린다고 하지 않는가.
가끔 아이들의 생각에 미치지 못할 때가 있다. 괜한 오지랖으로 타인을 불편하게 할 때도 의외로 많이 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벌써 타인의 역할과 자신의 역할을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현명한 일이라 칭찬을 해야 할지, 인정이 너무 없어 감정이 메마르다고 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어쩌랴 우리는 우리 세대에 맞게 정을 나누고, 신세대는 신세대답게 그들의 니즈에 맞추어 살아가면 될 일 아니겠는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규칙과 질서를 지키며 살아가는 요즘 MZ들을 보면서 나름 슬기로운 사회생활을 하는 것 같아 보기 좋을 때가 있지만 정은 좀 모자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들 또한 기성 어른들을 보면서 참견의 폭이 너무 크다고 불편해할 것이다.
그렇지만 어쩌랴.. 우리 쌍둥이들도 그렇게 살아갈 것인데... 그런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우야의 말을 곱씹어 본다
“그건 지렁이가 알아서 할 일이고... 우리는 우리길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