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스크, 나는 집에서 챙겼다
띵똥~
"누구세요?"
요즘 같은 시기에는 누군가 초인종 누르는 것도 부담스럽다.
지금보다 한달하고도 며칠 전이었던 3월 6일이었으니 아마 더 심했을것 같다.
"옆집입니다"
종종 듣던 옆 집 아저씨의 목소리에 현관문을 열었다.
"마스크 있습니까?"
"네? 뭐... 쓸거는 있는데 혹시 필요하신가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거 애들 주세요"
하하하 이런! 이게 왠일인가!
옆집 아저씨가 가방에서 마스크를 꺼내준다.
세상에!
이 시기는 약국마다 마스크 품절 사태를 지나 공적마스크도 줄을 길게 서야했던 그때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될 즈음 나는마스크를 한 두개씩 구매하기 시작했다.
남보다 좀 빠르게 마스크 쇼핑을 했었는데 갑작스럽게 확산되자 당황했다.
매일 마스크 몇 개 남았나 헤아리는 것이 일이었다.
친구들과 각 집 마스크 상황을 중계하던 때이다.
끝이 언제일지 일지 모르는 상황이라 출근하는 남편을 제외하고
가급적 외출을 지제하고 있었다.
반드시 나가야 한 날은 사용한마스크를 햇볕에 말렸다가 다시 사용했던 그때!
마스크 사러 나가서 줄서기도 공포스럽던 당시, 옆집 아저씨가 마스크를 주었다.
7개나 받았다.
그리고 며칠 후
"병원에 의사협회에서 마스크가 좀 들어옵니다. 아이들 외출할때 주세요"
라며 또 배달이 됐다.
이번에는 8개다.
사실 옆집 아저씨 직업이 의사다.
마스크가 아닌 '금스크'라 불리던 그때다.
지금이야 마스크 구매가 어렵지 않지만 그때는 마스크 15장이 금보다 귀했다.
그저 옆집이라 만나면 인사나 하던 정도였는데 힘든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을 얻었다.
마스크를 손에 들고는 우승패를 받은것처럼 말했다.
"여보, 우리 이웃 진짜 잘 만났어!"
보통은 마스크 갯수에 여유가 많이 있다해고 우리 가족이 쓸것을 먼저 생각하지
옆 집 아이들 주라고 나눌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물론 SNS에 내 마스크를 양보한다며 구매하러 안간다고 올리는 사람들도 보긴했지만
그건 내 손에 들어온게 아니니까...
그런데 내 손에 들어 온것을 나눠주는 마음이 너무나 고마웠다.
배추 값 비쌀때 김치 한쪽 나눠주는 사람,
폭염으로 채소값 금값일때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 한 소쿠리 나눠주는 사람이
그렇게 고마울수가 없다.
그런데 코로나19 앞에 마스크는 말해 뭣하겠는가.
어쩌면 생사가 걸린 일일수도 있는데 말이다.
아이가 개학을 하기 전에 코로나19가 끝나기만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