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차려입은 날 누군가 물었다.
긴 육아휴직 후
학교로 복직했을 때 다짐한 게 있었다.
'애 키우느라 정신없어 보이는 아줌마처럼 다니지 말자!'
누군가가 나를 나 자신이 아닌,
애 둘 있는 '엄마'로만 바라보는 건 싫다.
겉모습이 전부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더 단정하게,
부스스 신경 안 쓰고 다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게 출근하려고 했다.
물론 아침에 아이 둘 등교준비시키느라
내 출근 준비하느라 정신없긴 하지만...
누군가 내게 물었다.
"선생님, 오늘 약속 있어요?"
단정하게 차려입은 날,
나도 내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어느 날,
누군가 내게 물었다.
서울 중심으로 나가려면 1호선을 타고 1시간 반은 가야 하는 이 작은 도시에서 나는 근 1년 동안 개인적인 약속은 1번밖에 없었다.
오늘도
특별한 약속은 없지만,
특별한 날도 아니지만,
남들 시선이 아닌
나의 만족을 위해 나는 오늘도 나름 예쁘게 단장을 하고 출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