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육아휴직 후
살고 있던 곳에서
90km 떨어진 학교에 신규발령이 났다.
그리고 2년이 흘렀다.
2년 여가 흘러 어느덧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전보의 시기가 다시 돌아왔다.
그토록 기다렸던 여기를 벗어날 수 있는 약속의 시간.
작년에 나를 괴롭게 했던 그 학생을 올해 또 맡게 된 것도,
나랑 안 맞는 선생님 때문에 짜증 났던 일도,
언제 이 일을 그만둘까 이런 생각만 가득했던 날들도,
이젠 과거가 되었다.
감정이 희미해진 건지
아님 진짜 별 일이 아니었던 건지
잘 모르겠다.
이곳에 대한 감정은 처음 왔을 때랑은 많이 달라졌다.
일부러 정을 안붙이려는 사람처럼
이곳이 마음에 안들어 날이 서 있었는데,
집 앞에 있는 이 시장도, 우리 학교도, 여기 아이들도,
이곳에서 자주 찾던 카페, 음식점 모두 그리울 것 같다.
이곳에서의 2년은 나와 우리 가족들을 더 강하고
끈끈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나는 워킹맘으로, 주말 부부로, 주중을 바쁘게 보냈다.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적응하느라, 새로운 지역에 적응하느라 온 힘을 쏟았다.
남편은 2년 동안 1시간 반 거리를 매주 주말마다 오고 갔다.
주중엔 우리 모두 각자 제 역할을 다하고
주말에 비로소 우리 가족 4명이 모여 소중한 짧은 시간을 함께했다.
진짜 사람 인생은 새옹지마라는 걸 다시 느낀다.
+ 아이 키우면서 임용고시 준비하고 합격했을 때의 즐거움.
- 집에서 멀리 떨어진 황당한 곳에 발령 났을 때의 좌절감.
+ 여기서 월세를 살게 되면서 좋은 시기에 괜찮은 아파트를 사둘 수 있었던 것.
내 앞에 또 어떤 +, -가 펼쳐질까?
왜 유독 나는 삶의 변화가 참 많은 것 같지?
내 사주에 역마살이 있어서 그런가?
그냥 이런 변화가 많은 나의 삶이 마음에 든다.
2026년이 기대된다.
새로운 집, 새로운 학교, 새로운 출발
나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