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마음
아이들을 만날 땐, 첫 회기가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첫인상, 첫 한마디에서부터 이 아이의 수준과 범위가
정상발달 안에 있는가를 판가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 발달 범위 안에 있다고 판단 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특수 아동이 상담실에 왔을 땐
대화나 관계적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상담이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상 발달 범위에 있는가?' 를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질문하게 되는
아이들은 특히 1학년 아이들이다.
영유아기를 보내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아이들은
이전과는 다른 어마어마한 또래관계를 마주한다.
그동안은 부모와의 일대일 관계가 절대적이었다면,
이제는 사회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 사회생활이 어려운 친구들이 많다.
이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범위 안에서 인가, 그렇지 않은가
지속적인 의문이 들었을 때
결국 특수교육 검사를 해보자고 제안드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그런 제안을 할 때, 부모가 겪게 되는 마음은
감히 헤아릴 수 없기에
그리고 예민하고 민감한 문제이기에
조심하고 또 열심히 준비해서
담임선생님과 함께 학부모님을 만난다.
그렇게 준비하고 만난 한 어머니의 말이 가슴에 맺혔다.
'ㅇㅇ이에게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기 위해
이것저것 다 해본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주세요.' 라는 나의 말에
우시면서 '그럼요, 저도 뭐 무슨 일이든 해야죠.'
무슨 일이든 해야죠, 뭐든 해야죠.
부모의 마음이었다.
바로 그 날 저녁, 내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코피를 쏟고 기침도 콧물도 심했다는 말에
어제 동네 병원에 다녀왔음에도
혹여나 큰 병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어
남편과 함께 밤늦게까지 하는 멀리 있는 병원으로 달렸다.
그리고는 이내 그 날 상담했던 어머니의 말이 생각났다.
'그래 무슨일이라도 하겠다는 마음, 이런 마음이구나.'
'나도 내 아이가 이렇게 아프니, 이 밤에 뭐라도 하겠다고 달리고 있지 않은가.'
내 아이가 나을 수만 있다면,
조금 더 좋아질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는 뭐라도 더 하겠다는 부모의 마음.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감히 그 헤아릴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을 찬찬히 배워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