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반복되는 꿈, 작고 조용한 문
하나의 꿈은 그날 이후로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매일 밤, 조금씩 다른 장면으로 같은 길을 되돌아왔다.
어느 날은 무대가 세워지기 전의 모습이 보였고,
어느 날은 악기를 조율하는 아이들의 손이 보였다.
아직 노래가 시작되지 않은 시간, 사람들이 모이기 전의 공기,
빛이 닿기 직전의 순간들, 꿈은 점점 더 구체적이 되었다.
하나는 그 장면들을 잊고 싶지 않았다.
아침이 되면 책상 위에 종이를 펼쳤다.
연필을 쥐고, 색연필을 하나씩 꺼냈다.
이제 엄마에게 달려가는 대신 선과 색으로 꿈을 옮겼다.
큰 공간, 손을 들고 있는 사람들,
악기를 안은 아이들,
그리고 자기 자신처럼 보이는 작은 인물 하나.
그림은 매일 조금씩 달라졌고,
하나는 그게 같은 꿈의 다른 날들이라는 걸 몸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꿈 밖의 하루는 그렇게 부드럽지 않았다.
하나는 일반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교실의 수업은 늘 빠르게 흘러갔다.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대답하는 아이들,
선행학습으로 앞서가는 진도.
하나는 자주 공책 위에서 멈췄다.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교실은 조금 숨 막히는 공간이었다.
쉬는 시간, 아이들의 웃음 속에서 하나는 자주 시선이 피하는 쪽에 서 있었다.
가끔은 아이들이 흘려보듯 비웃었고,
가끔은 노골적으로 하나의 모습을 흉내냈다.
하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집으로 돌아오면 신발을 벗자마자 울었다.
소리가 나지 않는 울음은 몸을 더 아프게 했다.
그날 밤에도 하나는 같은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하나는 빛나는 별처럼 보였다.
현실에서 하나는 암흑물질처럼 보이지 않았다.
교실의 반 친구들에게도, 이제는 자기 자신에게도.
엄마는 아이의 등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림이 늘어나는 책상,
학교 이야기 대신 고개를 숙이는 아이.
몇 주를 그렇게 보낸 뒤 엄마는 결심했다.
인터넷 화면을 켜고 조용히 검색창에 글자를 눌렀다.
대안학교.
예술.
느린 아이들.
여러 페이지를 넘기다가 한 곳에서 손이 멈췄다.
사진 속에는 아이들이 악기를 들고 있었고,
누군가는 노래하고, 누군가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엄마는 아무 말 없이 전화번호를 눌렀다.
며칠 뒤, 하나와 엄마는 처음 가보는 길 위에 서 있었다.
큰 간판도, 화려한 건물도 없었다.
조용한 골목 끝, 작은 문 하나.
하나는 그 문 앞에서 잠시 멈췄다.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았다.
꿈속에서 여러 번 지나온 길처럼.
하나는 엄마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말 대신 고개를 들었다.
아직 문은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는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