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화면 밖에서 건너온 말들
학교는 여전히 평온했다.
아이들은 웃으며 인사했고
악기는 제자리에 놓여 있었고
연습 시간은 늘 같은 리듬으로 시작되었다.
음악실에서는
누군가 틀려도 아무도 멈추라 하지 않았고
누군가 쉬면 자연스럽게 속도가 느려졌다.
이곳에서는
아무도 아이들을 시험하지 않았다.
문제는 학교 밖에서 시작되었다.
영상이 하나 더 올라간 날,
조회 수는 조금 늘었고
댓글도 몇 개 더 달렸다.
대부분은 짧은 말이었다.
“아이들 너무 귀여워요.”
“춤추는 아이가 인상적이네요.”
그러다
그 아래에 남겨진 한 줄.
“장애를 콘텐츠로 쓰는 건 아닌가요?”
유셉은 그 문장을 여러 번 읽었다.
민서는 화면을 내려다보다가 조용히 닫았다.
루이는 웃고 있었지만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하나는 그 말을 읽지 못했지만
방 안의 공기가 조금 달라졌다는 건 느꼈다.
다음 날,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아이들이 원해서 찍은 건가요?”
“연출 같아요.”
“불편합니다.”
그 말들은 누구를 직접 지목하지 않았지만
모두를 향하고 있었다.
은찬은 드럼 스틱을 잡은 채
한 박자 빠르게 치기 시작했고
민서는 손을 다시 장갑 속으로 넣었다.
루이는 노래를 부르다 한 소절을 놓쳤다.
하나는 춤을 추다 멈췄다.
소리가 멈춘 건 연습이 끝나서가 아니었다.
아이들 머릿속에 댓글들이 공격을 하는 듯 했다.
그날, 선생님은 아이들을 모아놓고
댓글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이건 너희 잘못이 아니야.”
누구도 변명하지 않아도 되도록 말은 짧았다.
“세상에는 보지 않고 판단하는 말들이 있어.
우리는 그 말보다
여기 있는 사람을 먼저 믿기로 했어. 기억하고 있지?”
선생님은 기도우편함을 가리켰다.
“오늘은 기도편지를 써도 좋고
쓰지 않아도 괜찮아.”
그 말에 아무도 급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안전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습이 다시 시작되었다.
유셉이 기타를 치려다 잠시 멈췄다.
“오늘은…
하나가 먼저 움직이면 시작하자.”
하나는 아무 말 없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그 움직임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여기까지는 안전하다는 자기만의 신호였다.
그제야 기타가 울렸고
드럼이 따라왔고
피아노가 숨을 얹었다.
그날, 봄울밴드는 알게 되었다.
상처는 항상 가까운 곳에서 오는 게 아니라는 걸.
그리고 이 학교는 상처를 막기 위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