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나는 니 편이야

14화 이혼했어도 괜찮아

by 봄울


어떤 끝은
말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이혼이라는 단어에는
설명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견뎌야 할 시선이 너무 많고,
혼자 감당해야 할 마음이 너무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시간을 지난다.


하지만 이혼은
실패의 증명이 아니다.


견디지 못해서가 아니라,
더는 견딜 수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는 뜻일 수도 있다.


지키려고 애썼고,
버티려고 노력했고,
그럼에도 놓아야 했던 선택이라면
그건 도망이 아니다.




이혼 후의 밤은
유난히 조용하다.


함께하던 시간이 빠져나간 자리에
공백이 남고,
그 공백이
자꾸만 마음을 건드린다.


괜히 자신을 의심하게 되고,
앞으로의 삶이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 마음도
자연스럽다.


이혼했다고 해서
사람이 부서지는 건 아니다.

관계가 끝났을 뿐,
너라는 존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잘 해냈다고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여기까지 온 자신을
조용히 인정해도 된다.


괜찮아.
이혼했어도 괜찮아.

이 선택이
너를 작게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관계의 끝에서
혼자 남아 있는 것 같은
지금의 너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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