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나에게 처음으로 건네는 편들기
다른 사람의 상황은 이해하면서도
자기 이야기에는
이유를 붙이지 않고 판단부터 한다.
왜 그렇게 했는지 묻기 전에
왜 더 잘하지 못했는지를 따지고,
힘들었을 거라는 말 대신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먼저 꺼낸다.
그래서 어떤 날은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나에게 너무 차갑지 않았나.
나는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 적이 있었나.
편들어 달라는 말을
한 번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늘 혼자 버텨온 건 아닐까.
나에게 편을 들어준다는 건
과거를 미화하는 일이 아니다.
잘못을 없던 일로 만들지도 않고,
상처를 덮어버리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때의 나에게
이 한마디를 건네는 일이다.
“그럴 수 있었겠다.”
“그때는 많이 힘들었겠다.”
그 말 하나로
마음은 조금 덜 다친다.
오늘은
처음으로
나에게 편을 들어주자.
그날의 선택이
최선이 아니었을지라도,
그때의 나는
그만큼밖에 할 수 없었다는 걸
인정해 주자.
그 인정은
변명이 아니라
존중이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를 심판하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게 아니다.
그 시간을 데리고
여기까지 살아내기 위해
온 사람이다.
괜찮아.
이제는
나에게도
편을 들어줘도 괜찮아.
그리고 혹시
그 말이 아직 입에 붙지 않는다면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