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일요일 아침, 조금만 더 천천히
어제보다 조금 더
느긋해도 되는 날.
해야 할 일은
월요일이 되면 다시 시작될 테니
지금은 굳이 앞당겨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상하게도 일요일 아침에는
마음 한쪽에
작은 불안이 먼저 올라온다.
“내일은 또 바쁘겠지.”
“주말이 벌써 끝나는 건가.”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지금은
아직 일요일 오전 8시다.
커피를 천천히 내리고,
이불을 정리하며,
창밖을 한 번 바라볼 수 있는 시간.
누군가는 교회로,
누군가는 산책길로,
누군가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는 시간.
무엇을 선택해도 괜찮다.
일요일은
완벽하게 보내야 하는 날이 아니다.
‘의미 있게’ 보내지 않아도 되고,
‘알차게’ 채우지 않아도 된다.
비워두는 하루도 필요하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채우며 살아왔으니까.
오늘은
다음 주를 준비하는 대신
지금의 숨을 느껴보자.
급하게 다짐하지 않아도 되고,
계획을 빼곡히 세우지 않아도 된다.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어도
그건 당신이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다.
오늘은 느슨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