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느슨해도 괜찮아

19화 토요일 아침, 아무 계획 없어도

by 봄울

눈은 떴지만
몸은 아직 이불 속에 반쯤 남아 있는 시간.


평일 같으면 이미
서두르고 있었을 텐데
오늘은 시계가 조금 느슨하다.


토요일 아침은
‘무엇을 해야 하지?’보다
‘굳이 지금 안 해도 되지’가 먼저 떠오르는 시간.


괜히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고,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
주말을 잘 보낸 것 같고.


하지만
토요일의 가치는
얼마나 많이 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편안했는지에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 약속이 없는 아침.
세수도 하기 전,
머리카락이 조금 헝클어진 채로
커피 향을 맡는 순간.


이 시간은
누구의 평가도 받지 않는다.

아이들이 늦잠을 자면
조용해서 좋고,
일찍 깨면 함께 뒹굴 수 있어서 좋다.


토요일은
정답이 없는 날이다.

청소를 해도 좋고,
안 해도 좋고.
외출을 해도 좋고,
하루 종일 집에 있어도 좋다.


괜히 ‘이렇게 보내도 되나?’
스스로 묻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이미
평일에 충분히 성실했다.


오늘은
성실함 대신
편안함을 선택해도 된다.


오늘은 느슨해도 괜찮아.

토요일 아침만큼은
아무 계획 없어도
충분히 잘 살고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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