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울밴드

20화 민찬이의 리듬

by 봄울

사우디의 몇몇 어른들은
그 밴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청소년 계정에서
#blessingmecca 가 빠르게 번지고 있었다.


'한국의 밴드를 초대하라.'
'그들을 만나고 싶다.'
'그 아이들, 진짜다.'


보고서는 차분했지만
공기는 긴장되어 있었다.

“우리는 서두르지 말아야 합니다.”


누군가 말했다.

“그러나 가만히 있을 수도 없습니다.”


그는 조용히 정리했다.

“지켜보되, 준비하십시오.”




그 시각,

한국의 연습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민찬이가 말했다.


"유셉이가 하고 싶은 일을 말하는 거 멋졌어."


잠깐의 정적.

“그래서 나도 생각해 봤어. 내가 뭘 하고 싶은지."


그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나는… 드럼을 가르치고 싶어.”

“누구한테?”

루이가 물었다.


“나 같은 애들.”

연습실이 조용해졌다.

그는 계속 말했다.


“말 잘 못하는 애들.
소리만 크다고 혼나는 애들.
혼자 있는 게 편한 애들.”


은찬이 고개를 들었다.


“왜?”

민찬이 스틱을 살짝 두드렸다.

툭.
툭.
툭.


“드럼이 좋아지면 덜 힘드니까.”

그는 조금 더 또박또박 말했다.


“드럼 치면… 숨이 정리돼.
머리가 덜 시끄러워져.”


하나가 물었다.

“그럼 그게 네 꿈이야?”


민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중에 작은 방 하나 빌려서
애들 모아서
그냥 같이 두드리고 싶어.”


잠시 정적.

유셉이 기타를 잡았다.


“그럼 그걸 노래로 해보자.”

민찬이는 처음엔 웃었다.


“내 얘기를?”

“응. 네 리듬으로.”

"지난번에 다같이 만든 거 있잖아?"

"그거 말고.. 그냥 너만의 이야기"

"그건 생각 안해봤는데?"

"그럼 해봐. 지금부터."


민찬이는 다시 가사를 적는다는 게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유셉의 눈빛에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다.


"생각해볼게."




그 무렵,

사우디의 한 청소년 계정에서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


'그들은 다음 노래를 만들고 있다.'

댓글이 달렸다.


'봄울밴드를 초대하라.'
'청소년 문화행사에 부르자.'
'그들을 배우고 싶다.'


요청은
조용하지만 빠르게 쌓이고 있었다.

어른들은 메카라는 이름이 가볍게 소비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고,

또래 청소년들은 꿈을 꾸고 움직이는 아이들을 부러워했다.


한국 아이들이 사우디에 방문 교류를 한 것은 2010년이 마지막이었고,

주로 대학방문이나 족구 시합을 한 것이 전부였다.

음악적인 교류는 단 한번도 없었다.


"메카 방문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청소년 문화 교류라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어리다고 해서 여론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연습이 끝날 무렵,

민찬이 작게 말했다.

“나… 진짜 할 수 있을까?”


유셉이 웃었다.

“이미 하고 있잖아.”


하나가 종이에 이렇게 적었다.

"니 노래가 기대돼. 나도 가사 써봐야지."


아이들은 그들이 얼만큼 영향력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날, 민찬이는
리듬은 거짓말하지 않아 라는 제목을
연습 노트에 적혔다.


밖에서는
그들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하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자기 재능을
어디에 쓸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 차이가

조금씩
세상의 방향을 바꾸고 있었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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