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울밴드

21화 나는 두드릴 때 자유다

by 봄울

민찬은 연습 노트를 붙잡고
연필을 세게 눌렀다.


처음엔 단어가 튀어나왔다.

'안돼.'
'못해.'
'그만해.'
'멈춰.'


그는 그 말을 한 줄로 적고,

그 위에 크게 썼다.

반사.


“나를 제한하는 말은 돌아가.”

루이가 눈을 크게 떴다.

“오.”

민찬은 멈추지 않았다.




두드릴 때 나는 자유다


Verse 1
드럼이 나를 치유하네
두드릴 때 나는 자유를 느끼네
세게 쳐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아
내가 두드릴 때
두려움은 나에게 겁을 먹네


Hook (콜 앤 리스폰스)
“안돼!”
“못해!”
“그만해!”
“멈춰!”

반사! 그 말은 돌아가


Chorus
나는 두드릴 때 자유다
나는 두드릴 때 나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내 갈 길을 가


“안돼. 못해. 그만해. 멈춰.”
싫어.
부정적인 말은 그만둬

“안돼. 못해. 그만해. 멈춰.”
노노.
나는 내 리듬의 주인




민찬은 마지막 줄을 쓰고
잠깐 멈췄다.


그리고 유셉이 조용히 덧붙였다.

Bridge
라라…
아나 임쉬, 아나 임쉬


민찬이가 물었다.
“그건 무슨 뜻이야?”


“그냥…아랍 친구들이 들으면 좋을 것 같아서..
나는 간다. 나는 걷는다. 그런 느낌.”


하나가 웃으며 노트에 적었다.

'가사에서 용기가 튀어나오는데?'


은찬이 드럼을 두드렸다.

“민찬이의 새로운 모습이다.”


민찬은 처음으로
글을 쓴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글을 써도… 위축되지 않아도 되는구나.’


그는 드럼을 세게 쳤다.

이번엔 방어가 아니었다.

선언이었다.


며칠 뒤,

노래는 SNS에 올라갔다.

반응은
이전보다 빨랐다.


“나도 드럼 배우고 싶어!”
“이 노래 내 얘기 같아.”
“리듬은 거짓말 안 해.”


사우디 청소년 계정에서도
영상이 공유됐다.


'사우디에 드럼 아카데미 열어줘!'

어른들은 난감해했다.


“이건 종교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우디 한국대사관에서도
상황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보고서 한 줄이 추가되었다.

‘청소년 문화 교류 통로로 검토 가능.’


그리고 며칠 뒤,

공문 하나가 도착했다.


발신: UAE 청소년 문화재단.

“봄울학교 귀중.
청소년 음악 교류 행사 초청의 건.”


교무실이 술렁였다.

아이들에게 소식이 전해졌다.


“대박.”

“말도 안 돼.”

“우리가… 초대를 받았다고?”


조용히 시작했던 밴드.

코너에 몰려 오게 된 학교.

욕을 먹던 날들.

그리고 이제 초대장.


민찬은 공문을 오래 바라봤다.

두드리던 손이
조용히 떨렸다.


“우리가 진짜… 가도 돼?”


유셉이 웃었다.

“우리가 두드린 거잖아.”


하나는 조용히 종이에 적었다.

“세상이… 손 내밀어 줬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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