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계속 밀어붙이는 타입도 아니고,
하루를 빽빽하게 채우는 사람도 아니고,
항상 일정한 속도로 나아가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저
일을 하고,
아이들을 돌보고,
하루를 버티듯 지나가는 날.
그런 날의 나는
조용하고,
느리고,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정말 성실한 사람일까.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표범 같은 사람 아닐까.
표범은
늘 달리지 않는다.
필요할 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숨을 고르며,
자신의 에너지를 아낀다.
겉으로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은
헛된 시간이 아니다.
모든 감각이 살아 있고,
모든 힘이 모이고 있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오면,
표범은
망설이지 않는다.
온 힘을 다해
한 번에 달려든다.
나는
그 모습이
내 삶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체력을 안다.
무리하면 무너지고,
억지로 끌어올리면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나는
할 수 있는 만큼만 살아낸다.
조금씩,
천천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그 대신
무언가가
내 안에 충분히 쌓였을 때,
그때의 나는
멈추지 않는다.
글이 쏟아지고,
생각이 이어지고,
이야기가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다.
그 순간의 나는
조용한 사람이 아니라,
멈출 수 없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가끔은
내 모습이
과해 보이기도 한다.
갑자기 많이 쓰고,
갑자기 많이 만들어내고,
갑자기 깊어지는 사람처럼 보이니까.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건
갑자기가 아니라,
조용한 시간 동안
쌓여온 것들이
한 번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는 걸.
나는
매일 같은 속도로 달리는 사람이 아니다.
대신
내 리듬을 알고,
내 한계를 알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더 이상
나를 게으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표범같은사람이다 #나의리듬 #다른성실함
#꾸준함의다른모습 #에너지관리 #자기이해
#느리지만깊게 #쌓이다가터진다 #몰입의순간
#글쓰는사람 #작가의삶 #에세이글
#일상에세이 #마음기록 #성장기록
#나를알아가는시간 #내속도로살기 #자기수용
#브런치작가 #진짜나의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