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이 느린 남매 육아일지

엄마! 교회가기 싫어요!

by 봄울

어느 날부터 첫째 아이는

주일 아침마다 교회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교회를 떠난 ‘가나안 성도(안나가 성도)’,
시어머니는 신앙이 없는 분이셨기에
아이가 교회에 가기 싫다고 말하면
괜히 내가 아이에게 종교를 강요하는 것처럼 보일까
눈치가 보이기도 했습니다.


‘왜 이러는 걸까?’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아들, 왜 교회 가기 싫어?”


그랬더니 아이는 울컥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내 기도도 안 들어주고!
율이 말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데 안 들어주잖아!”


그제야 나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아… 아이는 정말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었구나.


첫째 아이는 늘 제 옆에 앉아
동생 율이를 위해 기도하곤 했습니다.


“하나님, 율이가 말하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여러 번, 여러 날, 아이는 그렇게 기도했습니다.
그런데도 동생의 말이 트이지 않자
아이의 마음에는 실망이 쌓였고,
어쩌면 하나님께 화가 났던 걸지도 모릅니다.


나는 단지
TV가 보고 싶어서,
교회가 재미없어서,
귀찮아서 그런 줄로만 생각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 보고 판단했죠.


하지만 그 속에는
기도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속상함과 슬픔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화가 나 있었습니다.
그것도, 자신이 간절히 드린
동생을 위한 기도가 응답되지 않아서.


나는 몰랐습니다.
아이가 그렇게 깊은 마음으로 기도해왔다는 것을.
하나님을 믿고, 기대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믿음이 무너질 만큼 아팠다는 것을.


그날, 나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화가 날 수도 있어.
그치만 우리, 조금만 더 기도해보자.”


아이는 마음이 참 예뻤습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멋진 사람이 자라나는 모습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볼 수 있는
놀라운 영광을 받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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