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이 느린 남매 육아일지

엄마랑 헤어지기 싫어!

by 봄울

장례식장에 다녀온 날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뒤, 시어머니 앞에서 아이가 갑자기 말했다.


“엄마랑 헤어지기 싫어!”

“엄마는 여기 있는데 무슨 말이야?” 하고 되묻자,

아이는 단호하게 덧붙였다.


“엄마 친구도 엄마랑 헤어졌잖아. 나는 엄마랑 헤어지기 싫어!”


며칠 전, 지인의 모친상 소식을 들었다.

저녁밥을 먹고 아이들과 함께 군청 근처 체육관에 들렀는데,

마침 장례식장이 바로 옆에 있었다.

아이들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혼자 다녀왔었다.

그런데 첫째 아이가 말했다.


“나도 엄마 친구한테 인사하고 싶었는데…”


아쉬워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다음 날 아이들과 함께 다시 빈소를 찾았다.

주차장에서 빈소로 걸어가며 아이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엄마 친구의 엄마가 하늘나라에 가셔서, 엄마 친구가 많이 슬프거든?

그러니까 막 돌아다니면 안 돼. 알았지?”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의 부탁을 잘 들어주었다.
잠시 지인과 인사를 나눈 뒤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날 저녁 아이가 시어머니 앞에서 “엄마랑 헤어지기 싫다”는 말을 꺼낸 것이다.

그 순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나는 그저 “엄마는 여기 있잖아” 하고 말끝을 흐렸다.


며칠 동안 생각을 거듭하다가,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하울아, 사람은 태어나서 언젠가 죽으면 천국에 가게 된단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으면 영원히 살 수 있어.

그러면 엄마랑도 다시 만날 수 있단다.

그런데 그건 하울이가 예수님을 마음에 모셔야 가능한 일이야.

하울이, 영접기도 해볼래?”


“네.”

아이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나는 한 구절씩 천천히 기도를 이끌었다.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 아버지.”


“저의 죄를 대신해서.”
“저의 죄를 대신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것을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것을 믿습니다.”


“예수님을 저의 구세주로 영접합니다.”
“예수님을 저의 구세주로 영접합니다.”


“제 안에 오셔서 저를 다스려주세요.”
“제 안에 오셔서 저를 다스려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아들은 한 소절 한 소절 따라하며 예수님을 영접했다.

그날은, 내게 참 감격스러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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