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이 느린 남매 육아일지

가족을 닮은 아이, 아이를 닮은 행복

by 봄울

“지니야, 꿈나라로 쿨쿨쿨 유튜브 틀어줘.”


첫째 아이는 잠자리에 들기 전, 늘 같은 노래를 요청한다.
동생 율이가 좋아하는 타요 자장가송이다.


“아들, 그런데 왜 꼭 다섯 번을 들어야 하는 거야?”
“우리 가족이 다섯 명이니까.”


그 대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얼마 전, 보은군가족센터 프로그램으로 아이들과 함께 경주 여행을 다녀왔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첫째에게 물었다.


“가장 재미있었던 건 뭐였어?”
“우리 가족이 호텔에서 잠을 자고 함께 있었던 거.”


키즈카페에서 뛰어놀거나 마술쇼를 본 것이 아닐까 예상했는데, 의외의 대답이었다.

아이에게는 ‘가족과 함께’라는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했던 것이다.




첫째 아이는 참 가정적이다. 아빠를 꼭 닮았다.
아빠는 동료들과 새로운 식당에 가면, 늘 가족을 떠올린다.

맛있는 음식을 포장해 오거나, 식당을 기억해 두었다가 우리를 데리고 다시 찾아간다.

아들도 그렇다. 학교에서 요리교실 시간에 음식을 만들어도 혼자 먹지 않는다.

집에 가져와서 가족과 나누어 먹는다.


‘나라면 혼자 다 먹고 왔을 텐데…’


나보다 아이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아이의 잠자리 루틴은 늘 같다.
동생을 위해 타요 자장가를 다섯 번 틀어주고, 마지막엔 이렇게 말한다.


“엄마, 오로라 5분만 보고 잘게요.”


친구에게 선물받은 오로라 무드등을 켜고, 그 불빛 아래에서 블록이나 로봇을 가지고 논다.

동생은 불빛이 켜져 있는 동안 좀처럼 잠들지 않는다.

그래도 30분쯤 지나면, 두 아이는 차례대로 꿈나라로 들어간다.

나는 그 순간 아이들을 향해 축복을 건넨다.


“우리 아들과 딸은 충분히 똑똑하고, 충분히 멋지고, 충분히 튼튼하고 건강하고,
충분히 예의 바르고, 충분히 신실한 하나님의 어린이입니다.
00이 00이 사랑해. 잘자요.”


요즘은 첫째가 이 축복의 말을 따라한다.
오른쪽에선 둘째를, 왼쪽에선 첫째를 토닥이며 잠드는 시간.
그리고 아침에 두 아이의 손을 잡고 할머니 방으로 가는 그 순간.

그 모든 것이 나에게 가장 소중하고,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오늘도 아이들이 잠드는 순간,

나는 다시 한번 깨닫는다.

가족은 함께 있을 때 가장 빛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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