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가이드에서 손님으로
이번 순례는 원래 내가 시리아에서 직접 인도하기로 했던 팀이었다.
하지만 일정이 바뀌면서, 여행지는 시리아와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로 이어지게 되었고
남편과 나는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순례팀과 합류했다.
가이드로서 수년을 살아온 나는
늘 손님들의 표정을 살피는 습관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그들 곁에서, 같은 방향으로 걸었다.
‘점심은 뭘 먹을까?’
‘오늘 숙소는 편안할까?’
‘이 나라의 특산품은 뭘까?’
— 그런 소소한 궁금증들이 이제는 내 마음에도 차올랐다.
터키의 햇살 아래에서 먹은 포도는 달콤했고,
현지 시장에서 맛본 요거트는 신선했다.
인공 이스트가 아닌 천연 발효로 만든 터키빵은
질감부터 달랐다.
그 단순한 식사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손님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순례 중 만난 그리스의 가이드는 지식이 풍부하고
설명도 훌륭했다.
하지만 팀원들은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이 후원하던 한국인 선교사가
그리스에서 성경 번역을 한다며 받은 후원금이
사실상 불필요한 일이었다는 걸 알게 된 후였다.
‘헬라어가 이미 그리스어인데, 왜 번역을 한다고 했을까?’
그 질문이 마음속에서 씁쓸한 감정으로 바뀌었다.
그리스 가이드는 정교회 신자였고,
그 사실이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멀어지게 했다.
이탈리아에 도착했을 때는
초보 가이드가 팀을 맡았다.
숙소를 잘못 찾아 시간을 허비했고,
멘트도 서툴렀다.
그가 ‘사도 바울’을 ‘죄수 출신 바울’이라고 표현했을 때,
순례팀은 불편해했다.
사람들은 가장 신앙적으로 가까운,
터키의 젊은 남성 가이드를 가장 좋아했다.
그는 전도사였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사람들은 종교가 없는 이보다,
자신과 비슷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더 큰 거리감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고.
가까울수록, 다름은 더 크게 보인다.
가이드일 때는 몰랐던 손님들의 마음,
손님이 되어보니 보이는 가이드의 시선.
그 두 자리를 모두 걸어본 후에야 알게 되었다.
'나는 좋은 가이드가 아니었구나.'
가끔 디본 지역을 지나면서 사람 얼굴보다 커다란 아랍빵을 사드리긴 했지만
쇼핑은 이스라엘에서 하라고 권했었다.
나는 지역을 설명할 줄 아는 가이드였다.
손님들의 진짜 필요를 구체적으로 살피는 가이드는 아니었다.
손님이 되어보고 나서야 손님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사람의 모습으로 오셔서 우리와 함께 먹고 마신 것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