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수 있기를, 시리아에서

2화. 서로 다른 속도의 사람들

by 봄울

암만의 버스터미널 한쪽에서
국경택시는 조용히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요르단에서 시리아로 가는 택시는 네 명이 모여야 출발한다.

나와 현은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가죽 시트는 여름 햇빛에 달궈져 있었고,
창밖으로는 기다림의 여름 냄새가 천천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나는 이 시간을 알고 있었다.
국경으로 간다는 것은
그 나라의 속도 속으로 들어가는 첫 순간이라는 것을.

그러나 현은 이 기다림이 처음이었다.
조급함이 아니라,
그저 아직 몸이 이 땅의 박자에 적응하지 않은 상태.

우리는 세 사람이었고,
마지막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시리아 아주머니 한 분이 천천히 걸어왔다.

머리에는 밝은 색의 스카프를 두르고,
장바구니를 손에 든 채
햇빛 속을 천천히 건너오고 있었다.

‘이제 출발하겠구나.’

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택시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주머니는 운전사에게 몇 마디를 건넸고,
운전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택시는 다시 멈췄다.

“잠깐 신발을 사야 해.”



아주머니는 그렇게 말하곤
근처 상점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나는 잠시 당황했다.
그리고 아주 조금,
조급했다.

왜 지금?
왜 이 순간?

국경 수속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었고,
해가 지기 전에 다마스커스에 도착하고 싶었다.

나는 마음으로는 안다.
이 땅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몸은 아직
그 속도를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창밖에서 아주머니가 신발을 고르는 모습은
한 장면의 정지화처럼 천천히 흘렀다.

나는 기다렸다.
말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잠시 후,
아주머니는 새 신발이 든 비닐봉지를 들고 돌아왔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운전사는 라디오의 볼륨을 아주 조금 낮추고
엔진을 천천히 켰다.

택시는 그제서야 출발했다.



국경 수속은
예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문득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아주머니가
직원에게 몇 마디를 건네며
상황을 간단히 정리해 주었다.

말은 길지 않았고,
표정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그 몇 마디는
우리가 해야 할 설명 전체를 대신해 주었다.

나는
방금 전까지 느끼고 있던 감정이
조금 부끄러웠다.



그때 알았다.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그 아주머니의 행동이 아니라,
그 사람의 속도였다는 것을.

나는 빨리 가고 싶었고,
그들은 서두르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계획된 시간을 걷고 있었고,
그들은 하루의 흐름 속을 걷고 있었다.

그 차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다른 삶의 박자였다.



나는 가방에서
작은 사탕 봉지 하나를 꺼냈다.

그저 건네고 싶었다.

이유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 행동만이
내 마음을 조용히 정리해 줄 것 같았다.

아주머니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리고
그 조용한 끄덕임 하나가
그날 내가 시리아에서
처음 만난 관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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